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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pr 03. 2023

4월의 일기

돈, 불안함, 디지털노마드

벌써 4월이다. 시간이 점점 빨라지는 것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분명히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3월에는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고 다른 일을 어떻게 해서라도 구할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돌연 퇴사를 해버렸다. 물론 무수히 많은 스트레스도 있었겠고 통하지 않는 소통과 엉망진창인 프로세스로 나 자신을 망가뜨려놓은 그 회사를 그만두었더랬다. 어찌어찌 1년이란 기간을 채우고 퇴직금이라는 것을 받을 수 있다는 마음에 한창 기뻐했다. 퇴사를 하고 퇴직금으로 다른 일을 알아봐야지!라는 마음으로 3월의 마지막 날까지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기다렸던 퇴직금은 쉽사리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찾아보니 퇴직 후 14-15일 이내 지급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의 경우 퇴직금의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보통 월급날에 맞추어서 지급되는 것이 통상 일반적이라고 하여 4월 10일까지는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날에도 지급이 되지 않는다면 진정서를 제출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도저히 이 회사는 퇴사자가 끝까지 들러붙게 만든다. 일반적인 회사의 경우 퇴사 혹은 퇴직을 하면 그 이후의 프로세스는 회사 측에서 알아서 진행을 해야 할 텐데 이 회사는 오히려 퇴사자가 하나하나 물어가면서 내 것을 챙겨야 한다. 퇴직금이 언제 들어오냐는 연락을 먼저 해야 했고 소위 내 밥그릇을 내 손으로 챙겨야만 했다. 이때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퇴직금이라는 개념을 아예 모르고 살았던 내가 이렇게까지 매달리는 이유는 빨리 끝내고 싶어서이다. 끝까지 그 회사와 얽혀있는 것이 짜증 났고 스트레스도 너무나 심했기에 마지막으로 연결되어 있는 퇴직금이라는 것을 빨리 끊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4월 10일까지는 좋든 싫든 기다려봐야겠다. 퇴직금이 한 달치의 월급이라고 생각하고 생활비로 사용해야겠지만.


그리고 요즘 빠진 것이 있다. 디지털 노마드가 되기로 한 것을 조금 더 구체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에 이리저리 알아보던 와중,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해 준다는 곳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내가 직접 체험해 보고 교육과정을 거쳐 많지 않은 수익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서 소위 밥 벌어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든다는 곳을 자꾸만 마주치게 된다.


나는 내가 경험했던 감정들을 텍스트로 풀어내지만 이것으로 수익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 글의 너무나도 한정적이고 매니악(?)한 장르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만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만 공감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만드는 콘텐츠로는 수익을 조금이라도 낼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된다. 물론 나의 바람의 끝엔 '수익'이라는 최종 목표가 있지만 그것을 위해 다다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니 오히려 회사생활을 할 때보다 더 힘들구나라는 것을 피부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


글을 쓰는 행위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는 것이 얼마나 큰 부담으로 이어지는지 나는 잘 알면서도 항상 이런다. 늘 무언가에 쫓겨 사는 삶이 되어버렸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모든 것이 힘이 부친다. 목표가 흐려지는 이 기분을 알까. 한 사람이라도 알아줬으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이 있을 리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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