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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pr 22. 2023

일본 여행 아니고 부산 여행

붓-싼 아입니까?!

그렇게 여행을 다녀오고 싶었던 나는 일본을 꼭 가겠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여러 가지 이유들 때문에 일본은 못 갔다. 그래서 고른 여행지는 부산이었다. 사실 부산을 가려고 마음먹고 준비를 하고 기차표를 예매하거나 하지 않았다. 나와 여자친구는 너무나도 즉흥적인 스타일이기 때문에 우리의 여행 계획도 당일부터 시작되었다.


전날 술을 마시고 느지막이 일어나서 12시부터 이야기를 했다. 여행을 가고 싶은데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다, 날이 너무 좋아서 떠나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디든 가고 싶은 날씨인데 어디든 떠나자!라고 이야기가 나왔고 우리는 이내 벼르고 벼르던 여행이라는 것을 가게 되었다. 급작스럽게 부산으로 떠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서울 토박이인 나는 강원도를 자주 가지를 못해서 부산이나 여수 등 아랫지방이 궁금하긴 했지만 그곳에서도 나름의 텃세가 있을 것이라고 어림짐작을 했기 때문에 사실 여행을 가고 싶지는 않았다. 제주도의 물가나 제주도 입장료도 생겨나는 판국에 더더욱 국내여행을 선호할 리 없었다. 하지만 당장의 나의 수준에서는 여행을 갈 수 있는 곳이 국내여야만 했고 여행이 끝나고 다시 돌아와 현생을 살아가야 하는 나로서는 해외보다는 국내 여행에 더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급작스럽게 이야기가 나와서 부랴부랴 준비를 했고 준비를 하는 와중에 경비가 얼마나 드는지 계산을 해봤다. 일단 기차값만 왕복 20만 원이 나왔다. ktx를 타고 가야 하기 때문이었는데 그 비용도 사실 무거웠다. 하지만 그런 비용만 지불한다면 그 이외의 것들은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세이브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었다. 일본으로 여행을 갔을 경우 나의 예산은 100만 원에서 150만 원까지 늘어났을 테니까. 심지어 여행을 부산으로 가는데도 여행을 많이 가보지 않아서 경비를 100만 원을 잡고 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터무니없는 가격이기도 했다.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들이다.


서울이 아닌 타지에서 많은 감정들과 생각들을 느꼈고 만난 사람들에게서도 좋은 기운과 긍정적인 기운을 받을 수 있었고 서울에서는 미처 생각할 수도 없었던 마음의 여유를 느끼게 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했다. 정신없게 살아가는 서울의 삶보다 훨씬 더 풍요롭고 가치 있고 조용하다는 것을 느꼈다. 오죽했으면 나랑 여자친구랑 돈을 많이 벌면 서울에 집 한 채, 부산에 별장 한 채 마련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니까. 그 정도로 너무 많은 것을 받았고 물질적으로 받지 않았더라도 심적으로 너무 도움을 많이 받은 곳이었다. 그중에서는 우리가 여행 중에 갔던 술집의 사장님과 직원 모든 분들이 친절했다. 서울 술집에서 만나는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따듯했고 애정이 느껴졌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그분들을 위해 홍보 글이라도 쓰고 싶을 정도다. (이미 리뷰는 2번이나 달았고 더 많은 홍보를 해주고 싶지만 내가 홍보를 하지 않더라도 거긴 이미 주말 웨이팅이 기본 10팀은 받고 시작하는 곳이기 때문에 더 유명해지면 내가 못 가서 안 해주고 싶다!)


여러모로 행복하고 좋은 시간들이었던 부산 여행이었다. 이렇게 한마디로 축약하는 것이 어색하고 부끄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무나도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 에너지로 얼른 취업을 하거나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할 텐데. 이제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에서는 다시금 답답해지고 가슴이 턱 미어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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