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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May 01. 2023

30대의 방황 그리고 가족이란 족쇄

내 인생은 참 변곡점이 많다. 무난한 삶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성공한 삶도 아니었다. 당연히 성공과는 거리가 너무 먼 사람이었다. 나 자신의 성격과 주어진 환경을 보더라도 성공보다는 겨우 살아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정말 겨우 살았다. 내 입장에서는 무난하게 사는 줄 알았는데 점점 나이가 들고 10대를 지나 20대, 30대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나는 그리고 나의 가족은 겨우 살아내고 있었다. 마치 RPG 게임에서 퀘스트를 겨우 깨고 힘들지 않은 퀘스트임에도 불구하고 며칠이나 시간을 쏟아내고 기다려야만 깰 수 있는 그 정도의 수준이었다.


30대는 당연히 방황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30대면 아직 한창 무언가를 할 나이라고 할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집에서 항상 구박을 받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이렇게 쉬고 조금이라도 모아둔 돈으로 생활을 하는 게 퍽 불편하다. 얼마 되지도 않는 돈으로 뭘 하겠냐고, 그렇게 돈을 흥청망청 쓰고 다니는 게 맞냐는 말까지. 오롯이 내 노력으로 내 욕구를 절제하는 방식으로 돈을 모은 건데 그런 걸 가지고 왜 그렇게 본인이 모은 돈이라는 것처럼 굴어대는지 모르겠다.


걱정이 아니라면, 마냥 어린애처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면 내가 그동안 쌓아왔던 이미지 때문에 오히려 더 걱정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어려서 자전거를 훔쳐간 용의자로 찍혀 고등학교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그 수많은 학생들이 지나가는 그 길에 경찰차가 와서 내 앞을 막아서서 같이 좀 가자고 했다. 당연하게도 나는 자전거 절도범이 아니었고 자전거가 도난된 후 내가 그 장소에 머물렀다는 이유만으로 아파트 CCTV를 같이 확인하러 가자고 했었다. 그 광경을 본 나를 아는 친구들이나 학생들은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했고 어느 순간부터 경찰차를 타고 경찰서에 끌려간 아이로 낙인이 찍혀버린 듯했다.


그리고 다단계 회사에도 끌려가서 대출을 받아서 4-5년 동안 대출 빚에서 허덕이다 정말 몇 년 만에 겨우 해결을 했지만 그 회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죄 회사와 내가 연루되어 있으니 경찰서에 참고인으로 나와달라는 우편을 엄마가 받아보기도 했더랬다.


이 정도의 이야기라면 내 가족들이 나한테 그러는 걸 이해해야 하는 수준일까 싶기도 하다. 근데 난 30대인데. 내 앞가림도 알아서 할 줄 알고 쓸 돈이 없으면 알아서 절약할 줄도 아는 사람이다. 그렇게까지 애취급 당하고 싶지만은 않다. 내 앞길도 막막한데 가장 가까운 곳에 그런 스트레스들을 달고 사는 것이 나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아침 댓바람부터 글을 쓰려니 글이 써지지가 않는다. 참 큰 스트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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