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pty Jul 26. 2023

아직 일은 못 구했다니까요.

인간은 일을 하고 살아야만 한다. 그래야 돈을 벌 수 있고 그 돈으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나는 이 사실이 너무나도 싫다. 일을 해야만 살 수 있다는 그 압박감과 족쇄가 너무나도 싫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정말 일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무슨 일이라도 해야만 한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수도 없이 알바몬을 보고 채용사이트를 둘러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 내가 지금 당장 투입할 수 있고 배우지 않아도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라는 고민을 정말 많이 한다.


서른을 넘긴 나이부터는 무언가 나도 모르게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일을 배워서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일을 구하려고 하다 보니 자꾸만 미스매칭이 되는 것 같다. 이제는 20대의 좋았던 날들처럼 일을 습득하거나 배우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 것 같다. 그게 정말로 늙어간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능력의 장단점을 명확히 알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정확히 무엇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능력들로 사회생활과 사회로 뛰어들기에는 너무나도 모자란 능력들밖에 없다.


일단 나는 글을 쓴다. 두서없이 주절대며 글을 쓴다. 정보성 글을 쓰는 것도, 지식성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나는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오로지 텍스트화해서 흔적을 남겨둔다. 거기다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내가 갔던 모든 장소, 먹었던 모든 음식, 겪었던 모든 공간들을 사진으로 남겨두어 사진과 글로 하나의 리뷰를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여자친구와 함께하는 푸드트럭을 홍보하고 있긴 하지만 수박 겉핥기처럼 차곡차곡 장작을 쌓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조회수가 폭발하거나 유명해지거나 하지는 않을 테지만, 그렇게 되는 것이 아주 어렵겠지만 혹시 모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자료들을 남겨두고 있다. 행사를 나가면 행사 사진을 촬영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 그 흔적들을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한다.


나는 나중에 푸드트럭으로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서 서로 상생하는 집단을 만들고 싶다.


아직은 너무나도 멀리 보이는 꿈이겠지만 그리고 푸드트럭이라는 것이 정도가 없기 때문에 어렵고 막막하고 무섭고 불안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생활을 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마주치고 친절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내 가치관인 '남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라는 것과 일맥상 통하는 것 같아서 조금 더 마음을 내려두고 도전자의 입장이 되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모르겠다.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더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막막하다.

작가의 이전글 요즘 나는 내가 아닌 것 같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