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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ug 21. 2023

내가 생각한 불안장애의 느낌

사실 터놓고 말하자면 나는 불안장애가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최근 병원에 가질 않아서 병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하지만 모든 부분에서 걱정이 매우 많은 나로서는 불안장애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인터넷에서 매우 많이 찾아봤고 증상, 느끼는 감정 등 모든 것을 찾아봤을 때는 나는 불안장애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안이 심하다.


어려서부터 매사에 걱정과 고민을 해댔고 다가오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는 더 심각한 고민과 걱정을 해왔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 내 모습을 본 부모님은 너는 왜 그렇게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냐, 그렇게 살면 힘들지 않느냐라는 말도 매일같이 듣고 자랐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그렇게 걱정하고 고민하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걱정을 하고 불안하게 사는구나, 걱정을 하면서 사는 게 당연한 거구나라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겪고 있는 것은 누구나 겪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분명히 병이 있어서 그렇게 생각을 했던 거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정확히 깨달은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이렇게 되었으니 내가 이런 지경이 아닐까? 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불안장애를 잘 알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건 있다.


불안장애를 겪은 사람이나 겪고 있는 사람은 사회생활을 절대 못한다는 거다. 물론 불문율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보통 남들에게 지적받기 싫어하고 명령받기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상하관계가 확실히 정해져 있는 대한민국의 사회생활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그것의 대표적인 예는 나다. 나는 누구보다도 명령체계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사회생활을 절대 하지 못했다. 지금도 하라고 한다면 절대 못할 거다. 하지만 불안장애의 가장 큰 요소는 걱정과 고민이 많다는 점인데 대한민국의 사회에 빗대어보면 걱정과 고민이 많은 사람을 굳이 뽑아서 같이 일하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면접을 볼 때마다 면접관들이 본인 성격이 어떤 편이냐고 물어보지만 그건 사실 아무 쓸모도 없는 질문이기도 하지만 이 사람을 그 질문 하나로 거를 수 있다면 만족한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무의미한 질문이 아닐까?


그 질문을 듣고 네 저는 예민하고 까칠하고 걱정과 고민, 불안이 많은 사람입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그 어떤 회사가 뽑아주겠나. 아무도 뽑아주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불안장애나 어떠한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말에서 모든 것이 티가 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모습에서 모든 것이 티가 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자꾸만 면접에서 떨어진다. 그래서 계속해서 술만 마시고 있다. 이 또한 문제겠지만.


불안장애는 금방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치료받을 돈도 없어서 병원을 갈 수가 없다. 그리고 나는 오래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에 치료를 한다고 하더라도 남은 인생이 마냥 행복하고 즐거울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병원을 포기했다.


조금이라도 더 살아보고자, 조금이라도 더 살려고 발악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이 생각조차 무의미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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