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pty Sep 17. 2023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이 삶이 어떻게 되었는지조차 모르겠다. 


돈은 벌고 있지만 그 버는 돈이 버는 돈이 아닌 것 같고 나만의 돈이 아니라는 것도 절실히 깨달았고 생활비에 월세, 관리비까지 신경을 써야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도 너무나도 스트레스다. 사실 나는 누구보다도 불안과 걱정, 스트레스를 달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점점 심해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나는 돈을 벌고 있다. 그것도 굉장히 여유로운 스케줄로 일을 하고 있다. 일을 하는 시간에 비해서 받는 월급도 적지 않다. 


물론 적을 날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낼 수 있는 돈을 다 내고 저금은 못할지언정 생활이 흔들릴 정도로 힘들지는 않다. 하지만 이렇게 하루살이처럼 살아가는 게 맞나? 싶을 때가 너무나도 많다. 나는 내가 바라보았을 때 하는 일도 없고 할 줄 아는 일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에 비해서 돈을 많이 받는 것 같기도 하지만 주변에서 하는 일이 많다고 이야기를 해줄 때마다 참 자존심이 상한다. 차라리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눈치 보지 않고 일을 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자존심이 상하거나 자존감이 더 무너지지는 않았을 텐데-하면서. 나는 이 글을 쓰는 시간을 기준으로 4시간 후에 일어나야 한다. 


스케줄이 잡혀있기 때문에 잠을 자야 하지만 잠은 오지 않고 술도 마음껏 먹을 수 없다. 그럼에도 해야 한다는 사실은 있지만 마음 한편이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불안하다. 


생겨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미래를 앞서 걱정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유튜브 알고리즘에 은둔형 외톨이라는 다큐멘터리가 나왔다. 1년에 집 밖을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면 나가지 않을 수 있지만 그것의 최소조건은 벌어둔 돈이, 여윳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돈도 없는데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여유가 어디 있을까-라는 극단적인 생각일 뿐이겠지 요즘 글을 통 못쓰고 있어서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정말 일만 하는 삶이 되어버렸다. 일 하고 밥 먹고 술 마시고 기절해서 자는 삶의 반복이다. 9-10월은 누구보다도 바쁜 삶이겠지만 잘 이겨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나는 시체가 되어버린 것 같다. 당장 죽어버려도 나를 찾지 않고 나조차도 마음이 편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작가의 이전글 일은 하는데 돈은 안 모으려고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