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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an 06. 2024

도쿄 여행에서 느낀 점_첫째 날

도쿄 여행을 다녀왔다. 1월 1일에 가서 1월 5일 날 돌아왔다. 도쿄는 처음이었고 도쿄 하면 떠오르는 시부야, 신주쿠, 아키하바라 등 정말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뛸만한 도시들을 간다는 것에 너무나도 설렜고 어디부터 가야 할지 어디를 가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와야 하는지도 계획할 수 없을 정도로 설레는 일이었다. 늘 오사카만 가고 심지어는 여행에 관심도 없었던 내가 일본의 중심지인 도쿄를 가게 되다니 하는 마음이 너무 컸던 탓일까? 여행 가기 전날까지도 도쿄 어디를 가야 하는지, 숙소를 어디를 가야 하는지조차 계속해서 고민했다.


그나마 도쿄에서 저렴한 곳에 숙소를 잡고 돌아다니는 게 나을지 아니면 시부야나 신주쿠, 아키하바라, 도쿄돔 근처로 숙소를 잡아서 이동하기 편한 게 나을지조차 고민하지 못했다. 하지만 역시 돈 앞에 장사 없다던가? 시부야, 신주쿠 근처는 괴담도 상당히 많았고 실제로 겪은 사람들의 후기도 나름 생생했고 그것을 기반으로 일본 현지에서도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었다. 지역과 호텔 이름으로 검색을 하면 그 호텔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 때마다 업데이트를 해주는 홈페이지였다.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다행히도 우리가 가는 호텔은 아무런 정보가 없었지만 그 근방 호텔들은 상당히 무서운 일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령 숙소에서 목을 매달거나 뛰어내리거나 분신자살을 한다거나 하는 내용들도 업데이트가 되어있어서 매우 놀랬다. 실제로 숙소에서 묵은 뒤 홈페이지에서 본 똑같은 길을 걷고 있었을 때는 정말 소름이 돋았다. 호텔 유리창에서 투신자살을 했다고 하면서 떨어진 위치까지 사진을 찍어서 업데이트가 됐었던 곳인데 그곳을 계속해서 지나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느낌이 너무 무서웠다. 그런데 시부야나 신주쿠 쪽의 저렴한 호텔들은 마치 바로 옆에서 박수를 치거나 낄낄거리면서 비웃는 등 그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나는 그런 이유 때문에 그곳으로 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나름 저렴하게 도쿄를 갔다 오자!라는 마음으로 가장 저렴하게 숙소를 정했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을 하고 역시나 이번에도 저번 오사카 여행처럼 현지에서 esim이 터지질 않았다. 정말 골머리가 아프고 식은땀이 줄줄 샜다. 와이파이도 겨우 찾아서 방법을 찾아봤지만 딱히 뾰족한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설정에서 off 되어있는 부분을 on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 바로 따라 해 봤더니 그제야 데이터가 터지는 것이었다. 일단 5G 우선, 자동은 문제가 아니었고 esim 설정으로 들어가서 가장 하단부에 위치한 off 되어있는 설정 2개를 on으로 바꿔주어야만 현지에서 터지는 것이었다. (esim을 빌리면서 이런 걸 설정해야 한다는 말은 없었는데 말이지)


데이터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제는 버스를 타고 도쿄로 가야 하는 일이 두 번째 문제였다. 나리타 공항에서 도심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나는 천 엔 버스라는 것을 탔다. 현재는 1300엔으로 올라서 인천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는 것과 같은 느낌이긴 하다. 이 버스를 타면서 가장 충격이었던 것은 버스 안에 화장실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리마다 110v의 콘센트가 있었던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물론 110v의 충전기는 없고 돼지코를 꽂아야만 하는 상황이었어서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버스의 구성도 멋졌고 기사님의 운전도 나름 부드러웠고 깔끔했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것은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그 버스 루트가 정말 관광을 하러 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로 좋았다는 것이었다. 날씨도 한몫했겠지만 깔끔한 도로부터 오가는 차들, 낮은 건물들이 빚어내는 조합이 너무나도 멋졌고 아름다웠다. 점점 도심으로 향하면서 건물들 사이를 지나다니는 것이 그렇게 멋진 일이었나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무사히 도쿄역으로 도착했지만 나리타 공항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느낀 것이지만 일본도 춥긴 매한가지였다. 일본의 날씨를 한국보다 무조건 덜 추울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고 패딩 하나 가져가지 않은 내 잘못도 있었겠지만 한국보단 덜 추웠지만 공항보단 도쿄 시내가 너무나도 추웠다. 높은 빌딩들이 많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도쿄역에서 호텔을 가려고 택시를 잡고 타기 전까지의 추위는 꽤나 무서웠다. 그렇게 호텔까지 택시를 타고 자동으로 뒷 문이 열리고 닫히는 유명한 일본 택시를 타고 호텔 앞까지 무사히 내렸고 일본 특유의 문화일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크나큰 짐을 들고 택시를 타려고 하면 기사님들이 기꺼이 내려서 트렁크나 앞자리에 캐리어나 짐을 직접 실어주신다. 그게 당연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배려심이 너무나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물론 우리나라 택시 기사님들도 캐리어를 끌고 택시를 타려고 하면 내려서 실어주시곤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느낀 감정은 일본은 정말 인본주의 사상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도와주려는 느낌이라면 한국은 본인 차에 흠집이 생길까 봐 우려스러워서 본인이 실어주시는 느낌을 받았다. 그게 당연히 아니겠지만 난 여행을 갈 때마다 그렇게 느끼곤 했다.


그렇게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 시간까지는 꽤 많이 남았어서 짐을 맡기고 아사쿠사 신사를 방문했다. 일본 지하철을 이렇게까지 많이 타본 적이 없어서 정말 많이 헷갈렸다. 오사카에서만 사용가능한 교통카드가 도쿄에서도 사용 가능한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동일본, 서일본이라고 하는데 그렇게까지 자세히 알진 못한다.) 5일 있으면서 교통비로만 2-3만 원은 쓴 것 같다. 택시를 제외하고 지하철만 따졌을 때.


그렇게 아사쿠사 신사를 도착했는데 1월 1일이라 사람이 많을 것을 당연히 예상했지만 많아도 너무 많았다. 마치 크리스마스의 명동 한복판을 걷는 기분이랄까. 아니 크리스마스나 할로윈데이때 이태원 메인 거리를 걷는 기분이었다. 많아도 너무 많았고 경찰들도 다수 배치가 되어있었고 신사 근처로는 경찰차로 막아서 차가 진입하지 못하게끔 해두었다. 아사쿠사 신사가 처음이라 메인 입구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사이드로 겨우 들어갔는데 한 통로를 지나기까지 2-30분은 족히 천천히 걸었던 것 같다.


그래도 축제라고 신사 주변에서는 포장마차처럼 꾸며서 야끼소바, 타코야끼, 고기구이 등 많은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나도 대단하진 않지만 요식업 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 만큼 엄청난 배움이 된 것 같아서 기뻤다. 포장마차처럼 꾸며놓은 게 너무나도 멋지기도 했고 위생관념을 조금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여러모로 첫날 치고는 참 신기한 일이 많았다.


첫째 날의 글을 이렇게 길게 써버리다니. 이렇게까지 길게 쓰고 싶지는 않았는데 1월 1일로 돌아가 글을 쓰다 보니 갔던 곳, 먹었던 것, 보았던 모든 것이 기억에 남아버렸는지 글이 길어졌다. 앞으로 4일이나 남은 여행 글을 언제 다 쓸까? 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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