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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an 09. 2024

돈을 넣으면 AI가 돈을 불려준다네?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모르는 번호로 뜬금없는 시간에 전화가 왔다. 아무리 유추해도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심지어 나는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기에 오히려 거부감이 들었는데 그래도 혹시라도 일 관련한 문의는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전화를 부랴부랴 받았다. 네이버와 내 핸드폰 번호를 연동시켜 놓았기 때문에 문의가 들어오면 네이버가 연결해 드립니다-라는 통화음이 들리는데 전화를 받자마자 아무런 통화음도 없었다.


전화를 받았는데 모르는 사람과 통화를 하는 것에 꽤나 불편함이 있었던 나인지라 황급히 빨리 통화를 끝내려고 했다. 전화를 한 곳은 이전부터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면서 부업이나 돈을 벌 수 있는 영상을 보면 댓글로 신청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무료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겠지-라는 의심정도는 있었다.


전화를 한 사람은 소위 트레이딩을 알려주는 사람이라고만 했다. 특정 홈페이지에서 돈을 예치해 두면 AI가 자동으로 진행을 하면서 수익을 벌어다 준다라는 말이었다. 나는 그런 의심스럽고 믿을 수 없는 정보를 듣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곧장 "제가 일이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그런 걸 할 여유가 없네요"라고 이야기를 했다. 돌아오는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선생님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는 모르겠는데 자동으로 AI가 돈을 벌어다주는데 시간이 없다, 여유가 없다는 말로 안 하시는 건 솔직히 말도 안 되는 것 같아요"라는 말이었다. 잠에서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여서 그냥 지나갔지만 일을 하고 있는데 누가 나한테 저런 식으로 자극적인 말을 한다면 짜증이 확 나서 전화를 끊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전화를 끊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끝까지 가득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통화를 하기 싫었지만 단칼에 안 합니다 하고 끊을 수가 없는 성격인지라 네네 하면서 들으면서 관심이 있는 척을 했고 본인들이 알려주는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고 본인인증을 해둔 상황에서 통화를 한번 더 해야 한다고 했다. 그저 알겠다고 그러면 다음 주쯤 한번 전화를 달라고 이야기를 했고 집에 와서 해당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역시나 불법, 먹튀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달려있었다. 공식인지 불법인지조차 알고 싶지도 않았지만 이미 그렇게 당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가 나한테 돈 버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하면 나는 딱 한 가지의 기준으로 판단한다. 혼자 돈을 벌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정보와 팁을 알려준다는 것이 나의 기준이다. 돈은 벌어도 벌어도 끝이 없다. 몇 백억이 있더라도 사람의 욕심은 끝도 없어서 더 벌고 더 벌고 싶어 하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본능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보다 돈 못 버는 사람들을 보며 마음이 측은해져서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물론 AI가 돈을 벌어다 줄 수도 있지만 트레이딩이나 해외선물 같은 것은 엔간하면 안 하는 게 좋다. 더군다나 주식 정보를 이용해서 좋은 정보를 알려준다는 식의 솔깃한 말은 아예 듣는 게 아니다. 내가 돈이 많고 여유가 있어서 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혼자 벌 수 있는 돈을 생전 처음 보는 사람한테 알려준다?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정말 말도 안 되는 말이다.


차라리 로또 되길 물 떠놓고 달이 뜨는 방향으로 절하는 게 확률이 더 높겠다. 나쁜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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