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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an 28. 2024

인생이 쉽지 않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나는 돈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구구절절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다른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고 싶고 아파트도 마련하고 싶고 차도 사고 싶고 떳떳하게 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그런 모든 것들에 대해 희망도 없고 욕심도 없다.


왜 이러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강북권에 있는 가장 큰 정신병원이었던 곳에서 상담을 받고 결과를 들었던 것은 또래 아이들과 다르게 그런 것들에 대한 욕망이 낮다고 했다. 또래 아이들은 돈을 모아서 여행을 간다던가 차를 산다던가 아파트를 마련한다던가 값비싼 선물을 산다거나 하는 목표가 있는데 나에게는 그런 목표가 없다고 했다 아니, 목표가 없다고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욕구가 현저히 적다는 말을 했다.


나는 그때만 해도 내가 그런 (내가 가지지도 못하는) 바보 같은 것들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꽤나 좋았던 것 같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살던 인생은 200만 원이라는 돈도 벌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200만 원에 월세를 내고 생활비를 내고 이리저리 돈을 내고 나면 아파트는커녕 차도 살 수 없었다. 차를 사려면 아이들에게 선물해 줄 수 있는 미니카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1월 내 생일이 지나고 나면 아르바이트 자리를 다시 알아봐야 할 것 같다. 내가 너무 나이에 비해 먹고 놀았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널브러지면 안 되는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누군가가 나를 먹여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감에 그렇게 했던 것 같지만 이제는 아니다.


나도 이제는 시급 9천 원을 받는 아르바이트생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모르겠는 것은 30대 중반이 된 나를 채용해 줄 수 있는 회사가 있냐는 것이다. 대형 HR플랫폼에서는 나에게 직무 추천이라고 계속해서 연락이 오지만 내 스펙으로는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


결과가 이러면 안 되지만 죽고 싶다. 그냥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이 세상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떠나버리고 싶다. 엄마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전에 죽을 수만 있다면 나는 과연 행복한 삶일까, 부모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인간이 될 것인가.


부모님도 걱정스럽지만 내 앞길이 너무나도 궁금하다. 그리고 너무나도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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