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pty Mar 01. 2024

난 언제든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

굉장히 슬픈 말이지만 나는 당장 사라져도 아쉽지 않고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다. 누군가에게 기대서 가진 생명보다 조금 더 살아가는게 나에게는 썩 좋은 일이 아니다. 나는 누군가에게도 도움을 받아선 안됐던 사람이고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아직까지 살아있는게 신기하고 무서울 뿐이다.


나는 살아가는 동안 누군가에게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한정적이고 그것들이 주변인들이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있지만 나 자신이 나 자신을 싫어하고 증오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냥 요즘 너무 슬프고 우울하고 웃음이 없고 무표정으로 다닐 때가 많고 아무것도 나 자신에게 와닿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이야기를 할 때마다 심한 괴로움을 느낀다. 물론 삶을 살아가는데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나에게 더 혹독한 말들을 하겠지만 나는 그런 말을 들으면 더욱 더 회피하고 싶은 마음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이 글을 쓰는 제목이 문제인지 이 글을 쓰면서 듣는 노래가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몇 번이나 쓰면서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아서 글을 쓰다가도 얼굴을 쥐며 눈물을 삼키고 있다. 뭐가 문제일까. 악삼재라고 했던 사주인의 말이 맞아 떨어진 것일까 아니면 돈이 없어서 발버둥치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나 자신이 더이상은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이미 죽어야 하는 사람이 이제껏 살아있어서 이 큰 문제와 혼돈이 생긴 건 아닐까. 나는 남에게 피해만 끼치면서 왜 살아있을까. 어린 나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런 삶이라면 금방이라도 죽어버리고싶다. 바닷물에 빠져 익사하는게 꿈이었지만 그게 아니라면 교통사고를 당해서 죽는 것도 좋겠어.


더 이상은 힘을 내는 것도 힘을 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도 힘들어졌다. 이런 사람이 왜 살아있는지 모르겠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어버리고 싶다. 미안하다.

작가의 이전글 이때까지 살아있는 게 용하다고 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