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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pr 19. 2024

삼십 대가 죽는다는 것은

물론 삼십 대에 그렇게 죽지 않을 것이다. 확신은 아니지만 그렇게 죽지는 않을 것 같다. 나보다 더 나이 많은 사람들의 상황을 보면 나와 비슷하거나 나보다 더 심한데도 그렇게 지내고 있으니. 하지만 요즘은 내가 이 세상을 떠나가 된다면 이 세상에 후회가 남을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기고 있다.


나는 가진 것을 누리지도 못했고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려고 노력을 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잘하는 것도 없다. 그나마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술이나 마시고 새벽에 뻘글이나 쓰는 행위뿐이다. 이상한 이념에 사로잡혀 상대방이 말하는 말투와 내가 말하는 말투 그리고 서로가 대화하는 말투와 단어에 집중하곤 한다.


그만큼 언어에 집중을 하는 걸까 싶기도 하고 어떤 느낌인지 나도 알 수 없다.


지옥 같다.


몸이 하나 둘 고장 나는 것을 봐서는 운동을 하던가 술을 끊던가 생활패턴을 고치던가 해야 할 텐데 나는 그 무엇도 하고 싶지가 않다. 사실 누구보다도 바꾸고 싶지만 내 의지만으로는 어려워서 병원의 도움을 받고 싶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병원을 쉽게 갈 수가 없다.


모든 것이 변명이겠지. 변명 투성이라도 금방 죽고 싶다. 나에게는 돈도 재물도 보물도 모두 필요 없다. 그저 살아가는 이 순간들이 부족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삶도 어렵고 살아가는 것도 힘들고 돈이라는 것은 손에 쥐기 더욱더 힘든 것이다.


이전 같았으면 내 몸에 흉을 내서라도 스트레스를 풀었겠지만 이 상황은 그 정도를 뛰어넘은 삶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 아주 간절히 든다. 누군가 맛있는 음식과 좋은 술을 사준다고 해도 그때뿐인 것 같은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그저 이렇게 신세 한탄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이지 않을까. 누가 이런 날 좋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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