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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pr 25. 2024

나는 비록 죽겠지만

요즘 너무 눈물 나는 것은 내가 늙었다는 사실과 늙어가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인간은 누구나 늙는다.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늙어간다.


그 사실을 나는 너무나도 빠르게 이해한 것 같기도 하다.


인간은 결국 죽는다. 근데 나는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기도 힘들었고 감내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그것은 나와 멀리 떨어진 사람들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예를 들면 7-80대 노인들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었고 30대 아니 20대더라도 몸에 문제가 있거나 이상이 있으면 죽는 것처럼 당연한 이야기였다. 당연히 집안 내력으로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그렇게 일찍 죽을 수도 있었을 문제였다.


인간은 비록 태어나고 죽는 것을 반복한다지만 나는 이렇게까지 일찍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살아오면서 허리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허리가 평상시에도, 20대에는 통증이 전혀 없었기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나는 허리가 좋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였는지 하루가 다르게 허리 통증이 극심했다. 그것은 머리를 감으려고 허리를 숙이거나 할 때 통증이 극심했다. 차라리 90도로 인사를 하고 일어나면 이렇게까지 아프진 않았겠지만 애매하게 오랜 시간 허리를 접은 상태로 일을 하고 있노라면 주저앉아서 회복 시간을 가져야 할 정도로 통증이 극심해졌다.


그리고 간 문제와 햇빛 알레르기까지. 나에게는 얽혀있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오래 살기보다는 짧은 시간에 이런저런 것을 많이 경험하고 느끼고 죽어버리는 것이 낫겠다 생각을 한다. 실제로 이런 몸 상태라면 오래 살 수도 없을뿐더러 누구라도 좋아해 주지 않고 환영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 그리고 나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이상 살아가는 것이 메리트가 없는 인간이다. 이 일을 그만둔다고 해도 사회 기업이 나를 채용해 줄 리 만무하기 때문에 이 일을 그만두는 이상 나는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돈 벌기를 포기하고 집에서 히키코모리처럼 살아갈 것 같다.


내가 지금 밤마다 술을 마시는 게 좋다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리저리 바쁘게 사는 게 싫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바쁘게 산다고 해서 정말 미친 듯이 바쁘고 정서적으로 피폐해질 정도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나는 일이 많은 게 싫다. 돈을 많이 번다는 것 자체도 싫고 바쁘고 계속해서 신경 쓰고 누군가에게 싸바싸바 해야 한다는 것도 너무나도 싫다.


나는 태어나지 않았어야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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