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pty Apr 26. 2024

고혈압이라는데 별 감흥이 없다

피검사결과를 듣고 다시 약을 처방받기 위해 병원에 가서 혈압을 쟀는데 병원에 와서 잴 때마다 수치가 높다고 했다. 이 정도 수치라면 고혈압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라고 했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 집에서 잴 수 있는 혈압계를 사서 주기적으로 재서 내려가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은 별 일 아니라는 듯 혈압계를 꺼내서는 8만 원밖에 안 하니 하나 구비해두라는 말을 했다.


생각했다. 역시 의사에게 8만 원은 돈도 아닌가 보구나- 하고.


마침 구매하지 않고도 빌릴 수 있는 방법이 생겨서 집에 마련해 두었다. 그리고 매번 시간이 날 때마다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있는데 앞자리 수치는 130 중반, 후반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으며 뒷자리 수치는 7-80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트레스가 극심해졌다 못해 잠까지 제대로 못 자는 지경에 이르러서 그런지 오늘 검사 결과는 쟀던 것 중에서 가장 높았다.


수치는 141/109. 정상 수치는 120/80이라고 한 걸 감안하면 내 수치는 고혈압이 맞았고 약을 먹어야 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엄마와 통화를 오랜만에 했는데 이 이야기를 하니 당장 술을 끊고 운동을 해서 수치를 낮추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고 스트레스와 화를 이겨내지 못하면 즉, 고혈압으로 인해서 생기는 죽음들도 많이 있다는 말에 조금은 무서웠지만 이제 같이 늙어가는구나라는 감정이 들었다.


당장 술을 끊고 싶지만 술을 끊지 못하는 내가 너무 싫다. 술을 끊으면 당장 나에게 스트레스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안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작가의 이전글 나는 비록 죽겠지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