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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pr 30. 2024

이렇게 살 거라면 죽는 게 낫겠다.

이렇게 살 것 같으면 차라리 나는 죽는 편이 낫겠다 싶다. 돈을 원 없이 버는 것도 아니고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면서 돈을 벌면서 만족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부분에서 아니,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자꾸만 생겨난다. 같이 일을 하고는 있지만 그 외 다른 시간들은 문제들이 참 많다. 문제가 너무 많아서 문제다. 말을 한마디 할 때마다 싸움이 생겨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정말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마지막으로 쟀던 혈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충격적인 결과는 141/109였다. 두 숫자가 세 자리를 기록한 것도 처음이었고 그렇게나 높은 수치가 나왔다는 사실이 믿기지도 않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나는 정말 큰일 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과 떨어져사는 내 입장에서는 앞으로 괜찮아지겠지-하면서 지낼 수 있겠지만 가족들은 그런 마음이 아닌가 보다. 내 생각과는 다르게 저 수치의 사진을 보내주니 당장 병원에 가서 약을 먹어야 한다고는 하지만 혈압약은 먹기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하니까 약을 먹기 전 마지막으로라도 술을 끊고 운동을 해서 땀을 주기적으로 배출해 주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했다. 물론 병원 의사들보다 믿음은 훨씬 가지 않지만 집안 내력이 있는 고혈압이기에 그 누구보다도 더 믿을 수 있었다. 너무나도 걱정하는 엄마의 장문 카톡에 괜스레 마음이 찡해지기도 했다.


처절하게 살고 있다. 처절하게 살고 있는 만큼 무언가 운이라도 따라주면 좋겠지만 그렇지도 않다. 나는 그저 사회생활을 하거나 지금 하고 있는 요식업의 일을 그만두고 방을 뺀 보증금으로 여행이나 다녀오고 싶다. 혼자 조용히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다. 그러다 바닷가가 보이는 곳에 간다면 새벽에 술을 왕창 마시고 바닷물에 빠져 실종상태가 되어버리면 좋겠다. 요즘엔 잠도 잘 못 잔다. 잠을 자더라도 꿈과 현실의 경계가 너무나도 희미해졌고 꿈이 현실인가 현실이 꿈인가 착각을 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극심해졌다.


어려서부터 열심히 살아오지 못한 내 잘못이다. 그러니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드는 당연한 결과인 것 같다. 보험도 없고 내 앞으로 모아둔 돈도 없고 내 미래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도 없다. 이제는 슬슬 죽음이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다. 몸 상태가 예사롭지 않다. 이렇게 스트레스 극심하게 받고 살 것이라면 차라리 차에 치이거나 칼에 찔리거나 내 손으로 숨을 끊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스트레스가 극심하고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몇 번이나 드는데 이 마음을, 이 상태를 알아주지 않는 사람과 헤아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나에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차라리 자살했으면 자살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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