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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May 04. 2024

희망은 있는가?

나에게 묻고 싶다. 희망이 있는지 이렇게 살아서 후회는 없는지 마지막으로 죽기 전날이라도 누군가 나한테 물어본다면 내 삶은 후회 없는 멋진 삶이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인지 모르겠다. 돈에 쫓길 일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많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한창 일을 하고 돈을 모아야 하는 시기에 돈을 적당히 모으고 겨우 천만 원이라는 돈을 모았을 정도로 제대로 살아가지 못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는 무수히 많은 문제들이 있었겠지만 나는 그것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재미있었고 흥미로웠다. 돈을 받지 못하는 일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 될 일도 없었다. 일을 하다가 중간에 소리소문 없이 그만두었던 일도 많았지만 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면 단호하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오는 성격이기에 후회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회사를 나오고 나서는 그 업계에는 다시 도전하기가 힘들어질 뿐이었다.


이런 나에게 인생의 희망이 있을까 싶다. 당장이라도 술을 끊지 못하는 내가 너무나도 싫고 예민하고 민감한 내가 너무 싫다. 한 여름에 햇빛 아래서 일하는 것이 힘든 것도 너무나도 싫고 내 몸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문제가 되는 것도 너무나도 싫다. 이전에도 글을 썼지만 햇빛 알레르기를 겪고 있었던 개그우먼의 죽음을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그의 죽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몇 번이고 헤아릴 수 있다.


이런 나에게 희망은 있을까? 누군가 서울에 집을 준다고 해도 인프라가 좋은 곳에 빌라를 준다고 해도 나는 만족하지 않을 것 같다. 집 없는 서러움도 있겠지만 지금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계속해서 이 일을 해야 하는가부터 시작해서 잠을 잘 때마다 발작을 일으키고 항상 웃을 일은 없어서 무표정과 무서운 표정으로 일관하는 내 삶이 과연 희망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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