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pty Jun 17. 2024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는요

그냥 엄청 쪘거든요.

이번 연애를 하기 전에 나의 몸무게는 65kg를 넘지 않았다. 그게 몇 년도 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때의 사진을 보면 나는 참 어렸고 말랐고 턱선이 살아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랬는데 지금은 거진 80kg를 바라보고 있어서 그런지 거울을 보는 나 자신이 너무 보기 싫어졌다.


그래서 한 2주 전부터 먹는 것을 줄이기 시작했다. 밥을 줄이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보통 정상인이라면 술을 줄이거나 술을 끊어서라도 살을 빼겠지만 나는 경우가 다르다. 내 인생에서는 술을 포기할 수 없기에 술보단 밥을 극한으로 줄여서 살이라도 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먹는 것을 극한으로 줄이기 시작했다. 내가 인생에서 가장 좋아하는 라면을 가장 멀리하기 시작했고 그다음으로는 국물류, 밥 먹는 횟수까지 줄이기 시작했다. 밥 대신 계란으로 대체하기 시작했고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제로콜라를 해서 먹고 있다. 나는 라면을 너무 좋아해서 술을 먹고 나서 다음 날 숙취가 심할 때는 항상 라면을 먹곤 했는데 지금 거진 2주 만에 아침으로 라면을 먹었다. 하지만 국물은 먹지 않았다. 마지막 양심이었을까.


그렇게 매일 계란을 먹고 야채를 먹을 수 있다면 야채를 먹고 대신 콜라를 상당 부분 더 많이 먹는 것 같다. 탄산이 생각보다 배부르게 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에 콜라를 30개를 주문했다. 계란 2-3개 정도를 먹고 콜라를 먹으면 어느 정도 배가 채워지기 때문에 그렇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남들이 보면 이것조차도 다이어트라고 하기에는 너무 사치스럽긴 하지만.


그렇게 2주 정도 지났는데 마지막으로 가장 쪘을 때의 몸무게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80kg라고 생각하고 계산을 했을 때는 4-5kg가 빠졌다. 물론 먹는 것에 비하면 또다시 늘어나겠지만 공복상태로 몸무게를 쟀을 때 5kg까지는 빠진 걸 봤다. 대신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가 너무 힘들어졌다. 같이 술을 먹더라도 안주를 먹지 않고 술만 마시고 있으니 주변에서 챙겨주긴 하지만 그럴 때마다 안 먹어요 못 먹어요-라고 하기도 죄송스럽고 미안한 일이기 때문에 조금씩 먹고는 있지만 다이어트는 너무 힘든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먹어도 살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했다. 그리고 이렇게 먹어도 하루를 버틸 수 있다는 게 신기했고 내가 정말 먹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물론 맛있는 국밥에 소주 한 잔 마시고 싶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싶고 비빔면도 2개나 먹고 싶지만 억지로라도 먹으면 안 된다. 나 자신의 너무 못생기고 못난 모습이 보기 싫어서라도 빼고는 있지만 간이 맛탱이가 간 건지 모르겠지만 피부가 점점 칙칙해지고 있다.


난 도대체 언제까지 살 수 있는 걸까?


 

작가의 이전글 간 수치가 정상이라고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