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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ul 31. 2024

30대가 요절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은 없을까?

뭔가 요즘따라 빨리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까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나 혼자서 조용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10대 때 죽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고 살았었다. 나는 오래 안 살아야지! 나는 빨리 죽어야지! 하면서 이야기를 해댔다. 그러면서도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나서는 맨 앞자리에 배정을 받고서는 그 자리의 짝꿍과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 짝꿍은 그림을 굉장히 잘 그렸는데 그 친구에게 나의 미래를 물었다. “나는 나중에 무슨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라고 물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친구의 대답은 “그럼 공책에 한번 할 수 있는 일을 써봐”라는 식으로 말을 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친구의 말대로 공책 한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적었다. 형사, 경찰, 소방관, 판사 등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적었는데 그 공책에 적으면서도 터무니없는, 내가 가질 수 없는 내가 소화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진작부터 생각하긴 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런 일이었다. 법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서 경찰과 형사는 정말 나의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었지만 그 꿈이 꺾이게 된 계기는 공부를 어느 정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마 영어가 내 발목을 잡았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영어뿐만 아니라 모든 교과 과목에서 발목을 잡았을 테지만.


그렇게 꿈을 저버리고 고등학교에서 예체능과로 전과를 해버렸고 그 이후의 내 인생은 너무나도 엉망진창 쓰레기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예체능적인 것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고 그걸로 돈을 벌고 있지도 않다. 차라리 음악을 해서 한 달에 돈이라도 벌 수 있다면 후회라도 하지 않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돈을 벌 수도 없거니와 내가 음악을 하는 게 맞는 걸까 싶은 마음까지도 아직까지 든다. 그래서 음악을 포기했다.


나에게는 음악이 절대로 맞지 않다고 생각을 했고 내가 음악을 직접 부른다고 생각하니 그건 너무나도 불가능한 것이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다른 누구보다도 상황과 분위기를 잘 파악할 줄 아는 사람이라서 그 상황에 따른 음악을 선곡할 수 있었다. 물론 내 취향이 가득 담긴 플레이 리스트겠지만.


나는 내가 음악을 할 줄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너무나도 웃겼던 것 같다. 남들 앞에 서있는 것도, 서서 무언가를 발표하는 것도 너무나도 무서워하고 벌벌 떨면서 겨우 마무리를 하는 수준이라 대중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해야 할 것도 모르겠다. 이렇게 매일 술을 마시고 밤 낮이 바뀐 상태로 몸이 망가져가는 상태로 삶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아이러니다. 이렇게 살다가 뉴스에 나오지 않을까 싶은 생각까지 든다. ’ 30대 중반의 남성이 집에서 혼자 고독사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 하는 뉴스가 뜨지 않을까.


모르겠다. 그냥 더 오래 살고 싶지도 않고 새로 생겨나는 분양권 아파트가 나타나도 별 감흥이 없다. 그냥 이러다 죽을 운명이라 다른 것엔 관심이 없는 걸까 싶기도 하다. 최근 뉴스에 나온 동탄 아파트가 청약이 되기만 하면 10억을 벌 수 있다는데 그 10억을 벌기 위해서는 납입금이 4억-5억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니까 그런 아파트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물론 돈이 넘치고 투자금이 넘치는 사람들은 그런 매물을 보면 눈이 돌아가서 어떻게든 가지고 싶은 마음이 생기겠지만 정말 다행인 것은 나는 가진 것이 없어서 그런 것에 욕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나 자신이 생각하는 생각과 판단일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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