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 부모님이 "너 다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라는 말이 너무나도 싫었고 혐오스러울 정도로 싫었는데 내가 지금 그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너 생각해서"라는 말로 너는 틀리고 내가 맞아 내가 하는 말이 맞아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좀 서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나에게 그런 말을 듣는 사람이 참 고통스럽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나는 애늙은이라는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듣고 자라서 그런지 그 사람이 나이가 들고 보니 '꼰대'가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이가 먹고 난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잘 되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산 사람이 하는 말이 맞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그렇게 말을 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 꼰대와 안꼰대의 사이에 있는 게 아닐까.
점점 내려놓는 것이 힘들어졌고 참견을 하고 잔소리를 하고 무언가라도 한마디 거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나 자신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나마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들이 그나마 중립적으로 쓸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기도 하다.
여긴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만 쓰면 되는 공간이다 보니 누군가에게 간섭할 것도 없고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글을 쓰지 말라고 간섭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없다. 그냥 내가 생각하는 것을 쓰면 되는 공간이라 다행인 것 같다.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의 엄마는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 있더라도 깊게 숨을 3번 쉬면 모든 일이든 이해할 수 있고 넘어갈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점점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렇게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힘들고 고통스러워졌다. 힘들고 짜증 나는 일이 있으면 그렇게 내뱉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그냥 본체 만체하고 넘어가기에는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에 몇 마디 거든다.
나는 제일 싫은 것이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나 말들이다. 어렸을 때부터 일본어 전공을 한 누나의 영향 때문에 일본 예능이나 일본 드라마, 일본 영화, 일본 문화를 굉장히 많이 보고 자랐다. 그래서 그런지 남들에게 조그마한 피해도 주면 안 된다고 배웠고 우리 부모님도 남에게 피해 주지 말자는 신념으로 살아오셨다. 어려서부터 일본 문화를 알아가는 게 참 재밌었는데 상대방에게 절대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그 문화가 참 멋있고 대단하구나라는 생각도 들어서 그런지 일본 여행을 갈 때마다 참 멋진 나라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성인이 되고 난 후 일본에 갈 때마다 친절함과 다정함을 굉장히 느꼈고 그래서 그런지 나도 그런 생각들이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잡혀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배려를 하고 살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참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이 든다. 비단 일본의 문화뿐만이 아니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게 아닐까 싶은 마음인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좀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릴 때 내릴 사람들을 생각해서 바로 앞에서 기다리는 것보다 옆에 피해 서서 내리기 편하게 비켜있는다거나 공공장소나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시끄럽게 떠드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게 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누군가의 잘못은 아니겠지만 나에게 어울리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런 예의를, 상대방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의 개념을 아는 사람이 나와 조금 더 대화나 정체성이 잘 맞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근데 그러기엔 내가 가진 능력이 너무 보잘것없고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이번 생은 뭐 이러다가 죽거나 인생을 망치거나 백수가 되거나 하는 게 전부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