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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ug 09. 2024

인생이 매번 즐거울 수는 없겠지만

매 순간, 매일 즐거울 수 없다는 것쯤은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 차라리 매일이 불행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다. 인생이 매일 지옥과 불행처럼 고통스럽게, 불안하게 살아가다가 몇 번 즐거움과 쾌락, 행복을 느끼는 순간 왜인지 모르게 인생에 대해 의욕이 생기기 시작한다. 의욕이 생기면 내가 행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후회하게 되고 내가 왜 이렇게 불행하게만 살아야 할까 왜 이렇게 불안하고 슬픈 인생으로만 살아야 할까라는 의구심까지 든다.


그러니까, 인간은 참 덧없고 욕심이 많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그런 존재가 되어버렸다. 차라리 일생 전부가 불행하고 불안하고 정말 죽는 게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일이 지옥이고 매일 행복하지 않고 불행한 삶을 사는 게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아무 희망도 빛도 보지 않은 상태로만 산다면 행복을 좇을 이유도, 즐거움과 쾌락을 갈망할 일도 없을 것 같다.


괜히 애매하게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고 나면 후회만 느끼지 그게 행복이라고 느끼지는 않는 것 같다. 요즘의 나는 행복도 즐거움도 찾을 수가 없다. 오히려 짜증과 부정적인 감정, 화만 가득한 인생이 되어버렸다. 그러니까 나도 갑작스럽게 찾아온 행복과 즐거움 때문에 다시 이런 고통을 더 크게 겪어야 한다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 우리 집에서 무슨 지원이라도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30대 중반이나 된 사람이 용돈이나 손을 벌리고 살 수는 없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도움을 받아야만 내 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은 너무 지옥 같은 삶에 고통스럽고 즐거움과 행복 그 이상의 모든 감정들을 오롯이 느끼는 것이 불가능이 되어버렸다.


내 인생을 내가 자초한 것인지 그도 아니면 누군가가 나를 구렁텅이로 내몰고는 하루빨리 인생을 끝내라라고 기도를 하고 고사를 지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너무 고통스럽다. 돈도 없고 여유도 없고 그렇다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내가 이 세상에 다시 살아남으려고 발악을 하고 하루하루 일하고 쥐꼬리만 한 돈을 번다는 것 자체만으로 고통스러운 삶이 되어버렸다. 아니 그렇게 될 것 같다.


8월 말에 한국에서 개봉하는 영화의 제목은 '한국이 싫어서'라는 제목의 영화인데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메인 예고편을 보고 난 뒤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극 중 주인공은 한국이 싫은 이유가 추위를 너무 많이 타고 의욕이 많지 않고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이 자기 자신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한국을 떠나는 줄거리를 그리는 것 같은데 한국 영화를 내 돈 주고 보지 않는 내가 유일하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영화이기도 하다.


극 중 주인공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이런 영화가 제작된다는 것 자체가 이 나라의 무언의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기도 하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걸까 싶기도 하다.


나는 매일 즐겁고 행복하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적당히 즐겁고 적당히 재미없고 적당한 여유가 필요할 뿐이다. 하지만 지금 내 인생은 하루하루 목숨을 내놓고 살아가는 것 같다. 정말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황이 극단적으로 치닫는 것 같다. 돈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정말 내가 이 세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마음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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