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이상한 꿈을 정말 많이 꾼다. 아직 복권을 사기 전이라 디테일한 글은 못 쓰겠지만 이상한 것이 나를 따라오기 시작해서 그 이상한 것들을 피하느라 자동차 밑에 숨어 있거나 폐가에 잠깐 숨거나 하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게 너무나도 무서웠던 이유는 누군가가 나를 쫓아오고 나를 포커싱 한다는 것이 너무 무서웠고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는 것도 너무나도 무서웠고 공포 그 자체였다.
보통 나는 꿈을 꾸고 있다가 잠에서 깨면 꾸고 있던 꿈을 다시 꾸는 것이 불가능했던 사람인데 요즘엔 참 이상해졌다. 위에서 말한 꿈을 꾸고 잠에서 깨서 화장실을 간다던가 자는 위치를 바꾸려고 깼다가 다시 잠을 들면 그 꿈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상한 현상을 겪게 됐다. 심지어 이 꿈을 꾼 날은 3번이나 잠에서 깼는데 3번 깨고 다시 잠자리를 드는 과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같은 꿈을 이어서 꾸었다.
그게 너무 무서웠다.
누군가가 나를 계속해서 쫓아오고 있다는 강박증과 공포,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있었다. 나를 지구 끝까지 쫓아오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더 무서웠던 것 같기도 했다. 차 밑에 숨어있어도 누군가가 나를 향해 총을 겨누고 총을 쏘려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무언의 협박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무서웠다. 공포스러웠다. 정말 죽을 때가 다 된 것인지 모르겠다. 누가 나를 죽으라고 기도라도 하고 있나 싶을 정도로 무서운 꿈이었다.
이 꿈을 꾼 날은 전날 새벽 2시 즈음 기절하듯 맨바닥에서 잠을 청했고 그렇게 새벽 내내 꿈을 꾸고 잠이 내 몸에서 다 사라질 때까지 걸린 시간은 오후 4시 이후였다. 정말 미치도록 잠에서 깨는 것이 어려웠고 불가능했었다. 몸이 움직이질 않았고 잠을 자다 깨고 자다 깨고 하는 행위를 반복했어도 계속해서 잠을 잘 수 있었고 꿈도 끝까지 나를 쫓아오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고 공포스러웠다.
꿈에서 이런저런 공포스러운 꿈을 꾸어서 그런가 요즘은 즐거운 것도 없고 오히려 하루하루가 불안해져서 표정도 마음도 머릿속도 모든 것이 불안으로 가득 차있다.
인사이드아웃2 를 처음 봤을 때 불안이가 불안의 정점을 찍을 때 나는 솔직히 울음이 터질 것만 같은 공포와 슬픔을 느꼈다. 정말 내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미쳐버릴 것 같은 불안이의 그 모습이 너무나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모든 상황에서 불안해질 수 있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미리미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머리를 끊임없이 쓰고 이렇게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불안의 문제 등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모습이 왜 영화에 있을까? 저 불안이를 그리고 등장시키려고 했던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싶을 정도로 대단하다고 느꼈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대충 해석해서는 결론을 지을 수 없는 감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불안의 감정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풀어냈던 것 같다.
불안이의 모습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내 모습인 것 같아서 더 불안해지고 더 무서워지고 즐거움은커녕 앞으로 모든 불행한, 불안한 일들이 몰아닥칠 것 같아서 그게 너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불안을 느끼는 모든 순간을 오롯이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나 홀로 버텨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버티지 못한다면 나는 어떡할까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