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힘들었던 적이 있었던가 싶다. 사실 하나의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하는 것보다는 힘들 거라고 생각은 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자영업이랄 것이 힘들 줄 예상하지도 못했다. 자영업을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내가 회사에서 하는 것보다 조금 더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덤벼들어서 그런 건지 회사를 다니는 것보다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와 더 벌지 못하는 돈 등 따져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아졌다. 단순히 돈을 많이 못 벌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과정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자영업이 처음이라면 돈을 벌지 못하고 돈을 고정적으로 모으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생각보다 써야 하는 돈이 많았고 돈이 돌지 않는 것에 대한 흐름도 이해했다.
모든 것을 이해하고 나니 정말 회사에 소속되어 일하는 것이 가장 최고의 선택이겠구나라는 생각까지도 했다. 물론 그 회사들이 나를 채용해 주고 써줄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자영업은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아무나 손댈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 같다.
사실 모르겠다. 그냥 너무 힘들다.
돈이 벌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냥 대외적으로 모든 것이 지치고 힘들기 시작해졌다.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것이 예민하고 스트레스로 변질되기 시작했고 모든 사정을 이해하고 인지하고 있지만 쉽사리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하루하루 일이 없는 것에 걱정하고 고민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일이 없어서 돈이 돌지 않는 상황에서는 누구보다도 고통스러웠고 지옥 같았다. 물론 돈은 내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큰 스트레스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저 옆에서 그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정말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 대단하구나 생각했다. 어떻게 이렇게 힘든데 코로나가 터졌던 그 시기에도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회사생활을 하지 않는 모든 자영업자들을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돈이 되지 않지만 버티면 뭐라도 되지 않겠냐고, 버티면 나중에라도 웃을 날 오지 않겠냐고 이야기를 해주셨던 분들도 계셨는데 이제와 생각해 보면 그분들이 그렇게 말을 하셨던 것도 고통스러운 와중에 그런 말을 해주셨겠지만 그것도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회사 생활을 하는 것이 부모 아래서 부족함 없이 자라는 것이라면 자영업은 성인이 되어 아무것도 지원받지 못하고 혼자 모든 것을 짊어져야 하는 것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영업은 참 힘든 거구나, 참 고독한 거구나, 돈이 정말 귀한 것이라고 깨닫게 해주는 직업이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이 힘든 일을 우리 아빠는 어떻게 몇 십 년이나 유지했던 걸까.
그렇게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표정을 숨긴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