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사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나보다 많이 어린 친구지만 사람들의 사주를 봐주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개인적인 일들이 많아서 바로바로 봐주지는 않지만 결국 봐주는 친구이다.
저번에도 이 친구에게 한번 부탁해서 받아본 적이 있다. 물론 이 친구는 사주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나와있는 사주 결과를 종합해서 해석하고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 결과가 80% 이상 정확해서 소름 끼칠 정도였다. 6개월에서 1년 전즈음에 이 친구에게 부탁했을 때는 내가 돈을 많이 벌 사주고 지금은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돈을 많이 벌 사주라고 했다. 지금 기억나는 것은 그것밖에 없다.
하지만 긴 시간이 지나고 난 뒤 사주를 부탁했다. 물론 첫 번째 받았었을 때의 시간은 오후 1시였지만 엄마에게 재차 확인을 해봤지만 태어난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오전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전 11시에서 오후 12시 사이라고 했다. 1시까지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은 했는데 그 이야기를 똑같이 그 친구에게 했다.
그래서 결국 나는 오후 12시라는 시간을 정하고 그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 결과를 보고 그 친구는 심히 의아했다고 했다. "태어난 시간이 오후 12시가 맞아? 운이 너무 좋은데?"라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첫 번째 사주를 물었을 때도 이 친구는 나에게 돈을 많이 벌 사주라고 하긴 했다. 돈을 많이 벌거나 나중에 늙어서 성공하는 사주라고 들었던 것 같다.
결과론적으로는 내 사주 중 가장 중요한 건 물이 없단다. 물이 없어서 누군가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그냥 넘기지 못하고 하나하나 따지고 들고 잔소리를 한다고 한다. 나는 그 소리를 그 친구에게 들었을 때 정말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내 생활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두 번째 충격은 남들에게 상처받는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고 하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난 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운이 좋다고는 했지만 어떤 운인지는 알 수 없다. 그 친구의 말로는 사주가 너무 복잡해서 설명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그리고 남 밑에서 일하는 게 정말 안 맞아서 개인사업하는 게 낫겠다는 말을 했을 때는 정말 소름이 끼치다 못해 무서웠다. 그 이유는 지금은 이 세상에 살아계시지 않는 아빠가 엄마 피셜로는 회사생활이 안 맞아서 개인 사업을 차렸다고만 들었어서 나는 '아 역시 나는 아빠 아들이구나, 난 주워온 아이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고만 있었는데 누군가에게 그런 이야기를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충격적이고 무서울 정도다. 이건 제삼자가 아닌 제5,6,7자가 내 생일과 태어난 시간만 보고 판단한 것이라서 더욱더 무서워진다.
그 이후로도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내가 가장 궁금한 건 내가 과연 언제쯤 인생을 마무리하는지 그게 가장 궁금하다. 진짜 너무 궁금하다. 내가 열심히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남들은 열심히 살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너무 나에게도 큰 상처였고 큰 마음의 짐이었다.
30살이 되면 죽어야겠다고 생각해 왔는데 벌써 서른세 살이 되어버렸다. 인생의 변곡점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