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나는 이대로 살아도 될 줄 알았다. 행복했던 기억보다 불행했던 기억이 더 많았던 나로서는 행복하지 않고 주어진 삶 그대로 사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고 주어진 것에 만족하면서 살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보니 아무것도 건질 수 있는 것은 없었고 배짱이처럼 살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내 인생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조차 없었다.
무언가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무언가르 해야했다.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했을 때 다른 일들을 알아봤었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무서워서 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카메라도 사겠다고 말만 해댔지만 결국 하나도 사지를 못했고 돈은 월세와 관리비의 명목으로 계속해서 빠져나가기만 했다. 그리고 내가 더이상 글을 쓰는 행위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내 글을 읽어주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인지조차 의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 자신을 믿지 못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살다가 곧 죽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아직까지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살아간다는게 정말 못된 일이구나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내 피가 이렇게 살고 싶다는데 굳이 열심히 산다거나 다른 일을, 운동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한다거나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나는 그냥 이제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도 없고 어떤 글을 써서 누군가에게 보여줘야할지도 모르겠다. 내 마지막 꿈이었던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내 글을 보고 위로받았으면 좋겠다'라는 각오와 다짐도 이제는 다 필요 없어진 것 같다. 내 글은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응원받지 못하는 글인 것만 같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놓여져있는 복잡한 상황이라 마음을 놓고 글을 쓰거나 무언가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요근래 들어 정말 자주 드는 생각은 이 일을 그만두고 (곧 그만 둘거지만)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