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pty Nov 08. 2024

다들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

너무 궁금하다. 다들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사는지 아니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어떤 사람은 법인차로 롤스로이스를 끌고 다니는 사람이 있고 벤츠 등 고가의 차를 법인으로 구매를 해서 초록색 번호판을 달고 도로를 주행하는 걸 보면 진짜 돈을 버는 사람은 극히 한정적인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도 든다.


극단적이지만 예를 들자면 일론 머스크가 이번 대선을 위해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한다고 이야기를 했고 뉴스에서는 2천억 정도를 트럼프에게 전달했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다. 그리고 대선이 시작되어 어느 정도 승부의 추가 기울었을 때 나왔던 뉴스 기사로는 하룻밤만에 20조를 벌었다고 했다. 물론 투자한 돈이 불어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테슬라의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에 그렇게 번 것이겠지만 나는 이런 사태를 보고 느낀 점은 정말 돈을 버는 사람은 따로 있구나, 우리 같은 서민 혹은 그 서민의 축에도 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가난한 사람은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기에 올라갈 일과 돈을 버는 일밖에 할 수 없을 거라는 글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걸까?라는 물음표가 항상 따라붙는다. 가난하면 가난하지 않기 위해서 더욱더 열심히 쉴 새 없이 돈을 벌고 악착같이 살아야만 하는 걸까? 그렇게 살지 않으면 패배자의 인생이 되는 것일까? 열심히 살지 않는다고 누구라도 돌을 던질 수 있는 걸까?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반대로 열심히 살지 않는다고 해서 열심히 살지 않는 인생이 과연 쓸모없고 부질없는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자영업을 좋으나 싫으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바라본 결과로는 생각보다 돈을 버는 행위는 더욱더 많은 리소스와 노력과 용기가 필요하구나 비단 책 이름만 '미움받을 용기'가 아니라 크건 작건 사업을 해서 돈을 버는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와 대가가 필요하구나 생각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있고 돈이 되는 일만 할 수 없고 돈이 되지 않는 일이더라도 남들에게 보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구나 굉장히 신경 써야만 살아남을 수 있구나 생각했다. 물론 남들이 하는 말들 하나하나가 전부 화살이 되어 내 가슴에 비수를 꽂는 느낌을 매일 받고 그런 자존심 상하는 말을 왜 듣고 살아야 하지?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을 못 배운 사람이라고 치부하고 나와 엮지 않으려고 해왔었다.


하지만 자영업이라는 영역은 내가 가진 생각들을 모두 박살 내버렸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하나의 결정과 하나의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들이 너무나도 놀라웠고 무서울 정도로 소름 끼쳤던 일도 많았었다.


가장 결정적으로 느낀 감정은 다시는 이런 회의감이 드는 일들은 하지 않겠다는 감정이었다. 다시는 남들 아래에서 한 마디 한 마디 자존심 상하는 말을 들으면서까지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그럴 거고 앞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양극화적인 생각은 더욱더 깊어지고 남들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의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자존심을 굽히면서까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자존심 한 번에 몇 백만 원이 걸려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렇게 못하겠다.


이런 생각들이 모든 순간들 앞에서 망설이게 되는 것 같다. 그 찰나의 고민하는 시간을 모았다면 이렇게까지 돈을 벌지 못하고 허덕이지 않았을 수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건 모두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만 놓고 보자면 바람 잘 날 없다.


돈을 벌어도 만족스럽지 않고 돈을 벌지 않아도 만족스럽다. 이런 삶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밌고 단출하고 단조롭고 재미없는 삶이지만 이것 또한 나름의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내 인생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알겠다. 돈 때문에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는데 그것 하나만큼은 잘 지켜내 온 것 같아서 다행이다.


하지만 이러다가 정말 돈이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돈벌이 능력이, 수단이 없어지고 정말 간절하고 가난해지면 상황은 또 달라지겠지. 그때가 되면 글을 쓰는 행위를 그만둘 것인가? 내 글은 아무도 좋아해 주지 못할 주제의 글들이라 글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거나 구독자가 많아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내가 정말 가난해지고 가난에 허덕이기 시작되면 가장 먼저 그만두게 될 일은 글을 쓰는 행위일 것이다.


나는 이전까지 글을 쓰면서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이, 세상이, 시스템이 원하는 글은 따로 있었다. 그리고 그 글을 쓰는 사람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크나큰 오산이었다. 그 생각을 한 지 5년 정도가 된 것 같은데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 할 시기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작가의 이전글 늘 선택하는 것마다 실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