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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Nov 18. 2024

실업급여를 신청하긴 했는데

퇴사를 하게 됐고 그로 인해 실업급여도 신청하게 되었다.


그렇게 내가 사는 동네에 있는 고용 복지센터를 방문해서 이런저런 신청 절차를 밟고 신청을 하려고 했는데 실업급여 담당자가 갑자기 검색을 해보더니 온라인으로 듣지 않은 것이 있어서 오늘은 신청이 어렵다고 했다. 다른 날에 다시 오기에는 조금 번거로운 거리에 있었던지라 오고 싶지 않아서 지금 여기서 듣고 바로 신청해도 되냐고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그렇게 하시라는 말.


그래서 편의점에 가서 에너지 드링크를 벌컥벌컥 마시면서 온라인 교육을 모두 마치고 부랴부랴 5시가 되기 전에 방문해서 신청을 마칠 수 있었다. (6시까지라고 알고 있었는데 나에게 건네준 종이에는 5시 전까지 와서 신청을 하라는 말이었다. 왜 그랬을까?)


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여차저차 실업급여 대상이 된다고 해서 신청을 끝까지 마쳤고 2주 뒤에 무슨 신청을 한번 더 하면 1차 실업급여가 지급된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알려주기로는 정말 어렵고 복잡한 줄 알았는데 사실 그렇게 어렵지도 않았고 생각보다 그렇게 쉽고 간단하지도 않았다. 인터넷에서 알려준대로 준비해갔으나 현실에서 마주치는 것들은 너무나도 달랐고 실업급여 대상자들을 상대로 하는 공무원들도 그리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주지는 않았다. 물론 대한민국에서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보면 그들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지만 막상 내가 그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찬밥 대우를 받거나 무시하거나 심드렁한 모습을 보면 순간적으로 욱할 때가 있다. 물론 그들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처음인 나에게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는게 어려웠을까 하는 마음.


"이거 그렇게 하는거에요." 하고 그 뒤에 어떠한 말도 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른다. 일례로 자영업 하는 지인의 노무사와 통화를 할 기회가 생겨서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나는 당연히 법률은 전혀 모르다보니 궁금한 점이 있어서 계속해서 물어봤다. 계속해서 똑같은 질문을 한 것도 아니고 내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풀어서 설명하려고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게 답답해보였을까? 슬슬 짜증을 참는듯한 뉘앙스로 이야기를 하더니 "그거 아니라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라고 딱 잘라 이야기 하는 걸 보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이를 먹어서 무시당하는게 예전보다 더 싫어졌다거나 혹은 나랑 통화를 한 노무사가 정말 친절하지 않고 성격이 좋지 않았다거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싫은게 무시당하고 하대당하는 것이다. 나는 누군가의 명령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사회 생활을 제대로 못 하고 있지만 이 마인드를 고쳐야하는걸까 아니면 이대로 나다운 삶을 살아가야하는걸까 고민이 많다.


실업급여로 생활비와 그동안 보류해둔 것들을 하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그 기간도, 나오는 급여도 많지 않다는 사실에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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