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술만 먹으면 기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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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기절이라는 표현보다는 나도 모르게 정신을 놓고 기절하듯 잠을 잔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집에서 마실 때도 그렇지만 밖에서 무리해서 많이 먹거나 많이 먹지 않아도 내가 할 일 없이 아무 말하지도 않는 상황에서는 쉽게 졸음이 찾아오는 것 같다.


어제도 어쩌다 보니 기회가 닿아서 밖에서 2차까지 술을 마셨는데 내가 막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보니 입을 꾹 닫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점점 몸에 힘은 빠지고 지쳐가는 느낌이었다. 누군가가 무슨 말이라도 걸어주고 내가 말이라도 하면 정신이 조금이라도 맑았을 텐데 나는 그런 상황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사람들이 다 같이 있는 자리라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얼음물을 먹거나 찬바람이 도는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잠을 깨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휘청이면서 졸기 시작했다.


그렇게 술자리에서 꾸벅꾸벅 조는 사람이 절대 아닌데 술집에서 그렇게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았다는 게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심각한 문제는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집에서 마실 때도 어느 정도 술을 마신 이후에는 게이밍 의자에 앉아서 조금씩 졸곤 했다. 이게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한 1-2달 정도 되었을 것 같다. 보통 저녁 늦게부터 술을 마시면 2-3시가 넘어가면 어느 정도 정신이 흐릿해지고 잠을 자야 하는가? 술을 더 마셔야 하는가? 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그 고민을 하면서 정신이 점점 놓아지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에 의자에서 졸고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새벽 2시부터 짧게는 20분 길게는 50분 정도 잠을 자고 일어나면 또 잠깐 잤다고 정신이 맑아진다거나 술기운이 어느 정도 사라지게 된다.


그러니까 이렇게 술을 마시면서 잠깐씩이라도 잠을 잔다는 것 자체가 이제 습관이 되어버린 건지 술주정이 된 건지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건 한 번씩 블랫아웃이 오는 걸까? 싶을 정도로 정신이 뚝 끊기곤 한다. 요즘 날씨가 너무나도 추워져서 집에서 전기장판을 틀고 낮잠을 자거나 할 일이 없을 때 이불을 덮고 암막 블라인드를 내리고 잠을 자면 이상하게 잠에서 깨어나질 못하겠다. 정말 신생아처럼 계속해서 잠만 자고 잠에서 혼자 일어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잠에서 깨게 되는 이유는 강아지 산책을 시켜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강제로 일어나서 산책을 나가긴 하는데 그렇게 마음먹기까지도 시간이 꽤 걸린다.


술을 마시지 않고 낮잠을 잤을 때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소위 잠에 취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되어버리는 건 무슨 문제가 생겼다거나 우울증이 깊어졌을 때 생기는 신호라고 알고 있는데 큰일 난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뭐 별일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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