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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가 많아지면 불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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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SNS 시대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다. 나는 카메라를 구매하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으로 같이 활발하게 활동을 해봐야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결국 내가 생각하기에는 카메라를 다루는 사람들의 포맷이 대부분 똑같거나 카피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나만의 매력이 있지 않는 이상 그들을 따라가는 것은 비난을 받는 것이라고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 유튜브 알고리즘도 서서히 사진과 카메라에 초점을 맞추어서 릴스를 보여주기 시작하는데 점점 유명한 사람들을 오마쥬 하거나 따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들의 영상을 보고 포맷이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나도 똑같기에 설마 하는 마음으로 댓글창을 열어서 봤다. 역시나 그런 댓글은 존재했다.


"000님 따라 하는 거 아님?", "순간 000님인 줄?"


나는 내 성격상 남들과 똑같으면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나만의 장점이나 나만의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보여줘야지만 시도해 보거나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 영상들을 보는 사람들도 나랑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을 내 손으로 직접 보니 더더욱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고서는 도전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락상 비슷하다.


브런치의 독자가 늘어나는 것은 너무나도 감사하고 뿌듯하고 모든 영광은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에게 있지만 구독자 수가 많아진다고 해서 내 생활이 더 나아지거나 좋아지거나 하는 것은 일절 없다. 그저 영광스럽게 구독자 수가 점점 높아져간다는 것 하나뿐이다. 그리고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밖에는 없지만 숫자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괜한 불안감도 같이 높아지는 것 같다.


예전부터 100명 구독자를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였고 내 기준에서는 쉽게 도달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오만한 생각이었고 패기 넘치는 도전이었지만 그것은 정말 이루기 쉽지 않았고 나에게는 유튜브 구독자 천명 혹은 그 이상 되는 인원들과 맞바꾸었다고 생각해도 괜찮을 정도이다. 하지만 숫자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떨어지는 것에 대한 강박이 심해졌고 언제 또 100이라는 세 자리의 숫자가 깨질지에 대한 불안감도 서서히 드러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카메라를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남들이 좋아하는 보기 좋은 글, 읽기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생사를 오고 가는 사람 중 한 사람일 뿐이고 느꼈던 것들을 하나 둘 써 내려가는 사람임과 동시에 내 기준에서의 비싼 카메라를 사서 들고 다니는 여정을 쓰고 있는 것뿐이다.


누군가가 인터넷에서 장난으로라도 그런 말을 했다.

"높이 나는 새일수록 떨어지는 모습이 가장 보기 좋다"라고.


물론 사자성어나 속담에 낄 수 없는 말과 문장이지만 난 이 말이 너무나도 무섭고 공포스럽다. 내가 무슨 글을 쓰면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본다는 것이 굉장히 무서운 일이고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이지만 언제라도 그런 일을 겪으면 감당하기가 어려워진다.


'혹시 내가 이상한 글을 썼나? 밉보이는 글을 썼나? 심기를 건드리는 글을 썼나?' 하며 하루 종일 그 고민을 하느라 새로운 글을 쓰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제발 나에게 남아있는 강박과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이 감정들을 함께 떠안고 마지막 날까지 같이 공생해야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쉽게 떼어낼 수는 없을 것 같다. 지금은 카메라 때문에 많은 초점이 흐려진 상태이지만 내 어두운 면을 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내 글을 하나씩 바라볼 때면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고 걱정을 하게 된다.


해방이란 걸 바라지 않지만 나는 언제쯤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해방된 마음을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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