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내 글이 과연

by empty

내 글이 과연 메리트가 있냐고 묻는다면 나 자신의 대답은 명확히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 같다. 나는 내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이런 글을 대중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꽤나 예전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글 쓰는 것에 관심은 계속 가졌던 것 같다. 한 번은 어렸을 때 인스타그램에 취해 글을 쓰고 캡처를 해서 그 사진을 올렸었던 적이 있었다. 감히 몇 년 전인지도 모를 정도로 글을 썼었는데 그렇게 열댓 개를 올리고 친누나한테 누나 이거 어때?라고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은 "요즘 대세 이런 거 아냐 그리고 글이 너무 길어서 가독성이 떨어져 요약하던지 짧게 글을 쓰던지 해"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계정은 10년 전 정도에 쓰던 핸드폰 번호랑 연결이 되어 있는데 그 핸드폰 번호를 누군가 쓰고 있어서 찾지도 못하는 지경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호재라고 한다면 그 계정에 올린 게시물을 좋아요 누른 사람들이 꽤나 된다는 것이다. 댓글도 50-100개씩 달리곤 했었다.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그 핸드폰 번호를 사용하는 사람이 나를 차단한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연락이 몇 해가 지나도록 되질 않는다. 그래서 포기했다. 그런 글을 쓰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다시 대중을 모아서 뿌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


내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메리트가 없는 글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나처럼 지독하고 다양한 사건 사고를 겪은 사람이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이렇게 장황하게 하나하나 표현을 하며 글을 쓸 것 같지는 않다. 나는 표현력이 좋지는 않지만 글을 쓰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계속해서 쓰고 적어 내려가려고 한다.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 실제로 내가 봤던 것들을 그 순간에 몰입하여 쓰곤 하는데 그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은 것 같아서 메리트적인 측면은 있는 것 같으면서도 대중적이냐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하지는 못하겠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세상에 많고도 많기 때문에 내가 이 한정적인 '글쓰기'라는 주제에서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냐고 물어본다면 그것 또한 대답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내 글을 읽는지, 관심을 가지는지 그냥 수많은 브런치 글 중 하나에 지나치지 않을 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냥 글을 쓰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발견되지 않더라도 이렇게 쓰고 흔적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내 몫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슬픔의 바닥을 찍고 우울의 바닥을 찍고 수도 없는 시간들을 어둠 속에서 보낸 내가 대중들이 좋아하는 글을 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질적이다. 욕심이고.

keyword
작가의 이전글#60. 복작복작한 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