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새벽 2시 43분이다. 오늘은 빨리 잠을 자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러모로 주말 새 잠을 못 자기도 했고 뒤척이기도 했고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자꾸만 떠오르는 것을 보아하니, 글이 잘 써지는 것을 보아하니 이미 내 감정은 긍정에서 중간을 넘어 부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잠을 못 자겠다. 잠을 자고 싶지만 새벽 내내 자꾸만 깨는 나 자신이 싫기도 하고 잠에서 깨자마자 핸드폰을 병처럼 확인하는 그 루틴이 너무나도 혐오스럽다.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핸드폰에 모든 것을 투자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아, 요즘 코인 시장이 말도 안 되게 어지러워서 극 소액을 투자한 나는 별 타격이 없지만 그럼에도 괜히 상승이나 하락을 마주할 때면 괜히 불안해지곤 한다.
사실 그것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걸 지도 모르겠다.
돈은 벌면 상관없지만 잃는다는 생각이 들면 밥이건 잠이건 모든 욕구가 사라지기 마련이니까. 그 연장선으로 생각해보면 내가 욕구가 없는 것은 돈이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욕구가 사라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네 명의 가족이 나름 화목하게 지내면서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은 모두 하지 않았어도 적당히 중요한 시기에는 나름 지원을 해주셨다. 중학생 때는 통기타 학원을 가서 한 달을 다녔고 그 이전에는 검도를 배웠고 아주 어렸을 때는 피아노, 태권도를 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렇게 배워온 것들은 아무 소용도 없었다. 그중 피아노가 가장 아쉽다. 피아노를 배웠다는 사실조차 어른이 된 이후로 인지하지 못했는데 피아노는 조금 더 열심히 배워둘 걸-하는 후회만이 남는다. 잠이 오지 않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너무나도 많이 난다. 곧 출근을 해야 해서 일어나야 하는 것도 부담이고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표가 해결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원룸에서의 모든 불을 끄고 맥북의 불빛에 의존해 글을 쓰고 있다. 약을 먹고 잠을 자야 하는데 약마저도 없다. 짙은 새벽이지만 창문 너머로 들리는 소리들은 오토바이 소리이다. 부리나케 운전을 하고 집 근처에 피자집이 있어, 띵동-하며 배달이 들어오는 알람 소리까지 간간이 들리곤 한다. 그런 소리들이 불편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시간에 신경을 집중하니 들리는 소리들이 꽤나 다양했구나 느꼈다.
나는 잠을 못 자고 뭐 하는 걸까, 이대로라면 나는 출근해서 점심을 먹지 않고 잠을 잘 것 같다. 사실 회사에서 지내면서 불안한 마음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 사실을 누구한테라도 말하고 싶지 않지만 이미 내 브런치를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자세한 이야기를 쓰지는 못할 것 같다. 내 글은 나 자신이 바닥인 상태여야만 글이 잘 써지는데 그 시기가 어느 정도 찾아온 듯하다. 나는 지금 바닥에서 뒹굴거리고 있다. 그 바닥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자 하지만 하늘은 없었다. 그저 꽉 막히고 희미하지도 않은 어둠만이 내 눈앞을 가릴 뿐이다.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나 자신이 나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어둠과 압박감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