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금요일의 업무를 마치고 퇴근해서 집에서 맞이하는 온전한 주말. 나는 사실 뭘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퇴근해서 빨래를 하고 빨래를 널고 그냥 의미 없는 티브이를 켜고 아무렇지 않게 누워서 멍 때리면서 지켜봤겠지. 그러고 아쉬운 마음에 새벽 늦은 시간까지 버티고 버티다 결국 잠에 들었던 것 같다. 주말에도 약을 먹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악몽을 꾸기 싫어서도 있지만 잠을 못 자서 밤 낮이 바뀌는 것이 더 싫었기 때문에.
어찌어찌 주말이 다 지나가버렸다.
매일 나는 불안한 감정을 안고 살아간다. 그런데 이번의 주말은 오롯이 혼자 버텨내야 했던 시간들이라 더욱더 외롭고 불안했던 것 같다. 꿈에서도 일을 그만두는 꿈을 꾸었고,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꿈을 꾸는 나는 역시나 꿈에서 깨자마자 나는 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파악하는 것에 급급했다. 꿈에서 깨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나의 집이었고 눈을 뜨자마자 너무나도 불안했다. 꿈이 현실이 되는 듯한 기분을 느꼈으니까 그런 감정을 느꼈으니까. 이제는 꿈에서 회사에서 잘리는 꿈을 꾸었지만 그것이 점진적으로 현실이 되어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어떠한 역할도 받지 못하고 어떠한 적응도 하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공간에서 떠나게 될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그만두고 싶다. 그만하고 싶다.
하지만 나를 지탱해주고 나를 잡아주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이렇게 되어서 감사해요, 무슨 일이 있어요? 힘든 일이 있겠지만 힘을 내주세요!라는 말들을 들으면 나는 이 회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들의 감사함에 나는 이들에게 더 해주고 싶은 것이 많아진다. 그리고 일요일인 오늘 나에게 연락이 왔다. 주차 관련해서 연락을 한 사람은 회사에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멤버였는데 어디를 찾아봐도 주차 관련해서는 문의할 곳이 없어서 나에게 연락을 했다고 한다. 그 시간에 일어나 있어서 여유로운 응대를 했다. 마지막 나에게 연락을 해준 멤버의 말이 나의 마음과 정서를 휘감았다. "시설 관리자로 계셔주셔서 감사해요. 감사합니다"라는 말이었다.
내가 이 자리를 고수하고 버티는 이 와중에 나의 고민을 나의 심경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나와 대면하지 않았던 사람이 이런 말을 해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감사했다. 감사함을 넘어 이 사람을 위해서라도 나는 부정적인 생각을 조금이라도 감추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을 알지 못하지만 알아가고 싶기도 했고 나에게 그런 말을 해주었던 사람이 없었다. 감사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그 앞의 수식어는 처음이었다.
그만두고 싶다. 이 공간을 떠나고 싶지만 무수히 많은 존재들이 나를 붙잡고 있다. 나에게 감사하고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이 공간을 벗어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고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결정을 내리는 극소수의 인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순간, 나는 누구보다도 빠르게 이곳을 떠나게 될 것 같다.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내가 아무런 말도 없이 통보를 하고 떠날 것인가, 조율을 하며 떠나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출 것인가에 대해서는 누구의 의견도 필요하지 않다. 나의 결정과 생각만이 결정할 뿐이다. 하지만 이 애매한 과정에서 나는 어떠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를 살리자니 살려봤자 돌아오는 것이 없을 것이고, 포기해봤자 좋은 곳의 사람들을 잃을 것 같다. 나는 지금 너무나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휩싸여있다. 아무도 알아줄 생각도 없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나는 외로운 싸움을 계속해서 하고만 있다. 일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다. 지쳤다. 무기력하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아무것도 없다. 이 감정을 받아주고 이해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지금 지옥에 떨어져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뭐든 그만두고 싶다.
누군가에게 연락을 받고 싶지도 않고 누군가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고 싶지 않다.
지금의 나는 힘들고 지치고 무너졌다. 더 무너지지 않기 위해 기록한다.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