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photograph
카메라의 상태도 좋지 못했고 날씨도 흐렸던 날,
폼페이 전체가 이런 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굉장히 이질적이었다.
길을 거닐면서 그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이렇게 산책을 했겠구나, 친구를 만나 차를 마셨겠구나, 노동을 했겠구나, 누군가와 사랑을 나누었겠구나.
생각해보면 난 이렇게 넓고 생소한 배경의 도시에 서있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 당시 로마인들의 기술이 얼마나 발달해있었는지 생각하면 놀라울 따름.
2017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상과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어떻게 보면 인간은 정말 대단하다. 계속해서 엄청난 일들을 이루어왔으니.
그런데 또 다른 한편, 우리는 그 긴 시간 동안 본질적으론 별반 달라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야외 공연장.
무대에서 말을 하면 꼭대기 관중석까지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서로의 뒤를 쪼르르 따라가는 한 가족
화석이 되어버린 사람.
수많은 관광객들이 그의 주위를 둘러싸고 그의 모습을 구경했다.
이들을 구경하는 입장에 선 나는
그 앞에서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