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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라 Dec 02. 2017

짧은 뮌헨, 부다페스트

film photograph






뮌헨

눈이 펑펑 내리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뮌헨에서는 알테 피나코테크와 모던 피나코데크에 갔다.


버스에서 내릴 곳을 헷갈려하던 우리에게

독일인 아주머니들이 '이곳'에서 내리면 된다고 말해주었다.

친절한 사람들.


모던 피나코데크 미술관에서는 온가족이 함께 미술관에 온 것처럼 보이는 무리가 있었다.

삼대가 함께 온 것 같았다.

그 중 가장 어린 것으로 보이는 두 명의 소년들이 티케팅을 하려던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미술관 입장권 두 장을 건넸다.

자신들의 일행 중 두 사람이 못오게 되었는데, 우리가 원한다면 표를 그냥 주겠다는 것이었다.

표값이 비싼 건 아니었지만 그들이 선뜻 우리에게 나누어주려는 그 마음 때문에 미소가 지어졌다.

고마워요. 미술관에 오는 사람들의 마음이란, 적어도 사납진 않은 것 같다.

바깥은 눈발이 날리는 날씨에 털모자가 바람에 날아갈 정도로 추웠지만, 표를 쥔 손은 따스했다.


그들을 보며 느낀 또하나. 

온가족이 함께 미술관에 와서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이 꽤나 부러웠다.

유럽에선 그런 게 딱히 특별한 경우는 아니었다. 유럽의 미술관을 돌면 흔히 마주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유럽의 미술관에서는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어머니-아이들' 뿐만 아니라 

'아버지-아이들' 혹은 '온가족'으로 이루어진, 그야말로 가족단위의 관람객을 쉽게 볼 수 있다.  

























부다페스트



꼬마들. 

동유럽인 부다페스트로 넘어오자마자 날씨는 급격히 추워졌다.

영하 15도를 웃도는 날씨였다. 

그런데도 놀이터에 나와 뛰노는 꼬마들. 역시 아이들이란, 에너지가 넘친다!


또 동유럽에 와서 서유럽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차이를 느꼈다.

화려하고 낭만적인 서유럽의 건축과 달리 이들의 건물은 대체로 수수하다. 무언가 메마른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표정이라든가 태도 또한 그들의 건축물과 닮아있었다. 

영화 글루미선데이가 괜히 만들어진 게 아닌 것 같다. 





















노인의 쓸쓸한





뒷모습













































애어비앤비 숙소가 시내 중심에서 꽤 먼 변두리에 있었다.

방을 쉐어하는 방식의 숙소였는데, J 말로는

새벽에 어느 여자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복도를 어슬렁거리고 우리 문앞에 왔다갔다고 했다.

난 전날 밤 와인을 먹고 깊이 잠들어서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여자는 다음 날 아침 다른 곳으로 떠났는지,  얼굴을 보진 못했다.

J, 정말이니...?








A가 보이지 않는 SANTA



유럽의 집은 문이 2중 3중으로 되어있고 열쇠를 돌리는 방향이라든가 횟수가 일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숙소가 바뀔 때마다 번거롭고 헷갈렸다. 또 묵직한 열쇠를 가지고다니는 것도 귀찮은 일 중 하나였다. 

하지만 구멍에 맞춰 기다랗고 무거운 열쇠를 집어넣어 철컥철컥 돌리는 일은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꽤 신선한 경험이기도 했다.


















아침

뷰러를 하는 J.

창가에 널린 J의 알록달록한 양말들이 너무 귀엽다.

빨간색 하트 잠옷바지도 J답다.
























부다페스트의 일하는 사람들































MENZA에서 먹은 굴라쉬와 소고기 스테이크는 맛있었다.

서빙을 하던 직원이 여행자인 우리에게 건넨 농담이 기억에 남는다.


"Have a good night and see you tomorrow."
















J는 따뜻한 신발을 사야겠다고 했고 나는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우리는 각자 볼일을 보고 조금 후에 만나기로 하였다.

나는 근처에 있는 costa에 들어가 따뜻한 커피를 마셨다. 

조금씩 몸이 녹으면서 나른해지던 차에 기다랗고 하얀 털부츠로 무장한 J가 도착했다.

이날 J의 멋지고 빛나던 새신발을 찍어둘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유람선 타러 가는 길



















DOCK 10을 향해서...

엄청난 칼바람이 불어서

야경은 눈에만 담아두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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