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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2

film photograph

by 서라


귀여운 산타모자를 쓴 여자와 꼬마 아이들을 태우고 달리는 회전목마.

광장 한복판에 회전목마가 있어서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꽤나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다른 목적지를 향해 가던 길에 있던 장소였을 뿐인데도 J와 나는 이곳에 한참이나 머물렀다.

각자 멀찍이 떨어진 채 서로의 존재를 잠시 잊고서. 그저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풍경만을 바라보면서.

삭막한 건물 사이에서 빛을 발하고 있던 너희들.

말들은 각자의 아이를 등에 태우고 반짝거리는 조명 사이를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지.











계단이 있어요.

이때로부터 약 한 달 뒤 다시 파리로 돌아갔을 땐 밤에 우연히 회전목마를 보았다. 튈르리 공원에서였지, 아마.













정말 추운 날씨였는데도 맑은 웃음을 지으며 뛰어놀던 아이들.

장난감 같은 게 없어도,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좇아가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했다.

이때는 비가 오기 직전이어서인지 하늘에 어두운 회색빛 구름이 가득했다.


가운데 아이의 노란 장갑과 파란 모자 그리고 노란색 바탕에 파란색 끈을 묶은 신발이 눈에 들어온다.

노란색과 파란색을 좋아하는 아이구나. 장갑이 헐렁한 걸 보면 손이 커다란 누군가가 벗어준 게 아닐는지.










구구구, 비둘기를 모사하며 걷던 파란 모자를 쓴 꼬마 소년.

그리고 꼬마 소년을 등진 채 누군가와 통화 중인 파란색 가방을 멘 한 남자.















건물의 돔이 독특해 보여서 셔터를 눌렀을 때 우연히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 사람의 희미한 옆모습.














가만가만 귀 기울이며 눈을 맞추다.


줌을 있는 대로 당겼더니 이런 화질의 사진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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