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photograph
이 폐허가
경주에서 처음 마주한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처음 셔터를 누른 순간은 이러한 풍경을 마주했을 때였다.
폐허가 된 어느 집터를.
멋스럽게 하늘을 향해 뻗어나간 나무의 자태
주저앉아 눈높이를 맞추어 찍었던 의자, 누런색 페인트통
언젠가 한 사람에게 실린 삶의 무게를 지탱해주었을 지팡이가 버려져 있었다.
무너져 내리고 다시 지어지고 허물어지고 새롭게 태어나는
이 골목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의 뒷모습도 마주쳤다.
발길이 자주 닿았던 땅의 면적은 짙은 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상승
벽에 꽃이 피었다
역시 의자를 좋아한다.
날카로운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