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내고 나 또다시 찾은 바닷가
2024년 8월 1일.
나는 요새 음악을 듣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음악을 일부러 찾아 듣지 않는다.
음악을 사랑해서 작곡을 전공했고,
음악을 더 공부하고자 음악 교육과에 진학했으며,
엄청난 노력 끝에 음악 교사가 되어 현재 11년째 재직 중인 날 아는 사람이라면,
대체 이게 무슨 소리를 하나 싶을 거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지 모르겠다.
듣던 음악을 계속 듣는 것도 정말 즐겁지만,
처음 듣는 음악이 주는 어떠한 충격은 살면서 한 번 밖에 겪을 수 없다는 것을..
음악을 자꾸 들으면 아무래도 감각이 무뎌지기 마련이다.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디톡스를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충격받을 뇌의 공간을 마련하고자, 새로운 음악을 좀 더 강렬하게 받아들이고자 종종 머릿속을 비워둔다.
오늘의 주제가 재미있다.
나의 18번이나 최애곡이 아닌 기분이 좋을 때 흥얼거리는 노래라니!
요즘 음악을 잘 듣지 않기 때문에, 가장 최근에 음악을 흥얼거렸던 적이 언제인가를 떠올려보았다.
방학 전 극도의 스트레스에 치달았던 어느 날,
퇴근하는 버스에서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날 마신 커피가 너무 진해서였다보다.
가뜩이나 멀미가 있는 편인데 머리가 살짝 아팠다.
고통을 줄이기 위해 앞 좌석에 머리를 꾹 눌러 박고 눈을 감았다. 좀 이상하지만 어지러울 때 대처하는 나만의 방법이다.
그때 버스에서는 유엔의 <파도>라는 곡이 흘러나왔는데, 노래가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곡을 따라 흥얼거렸다.
집에 오는 길에 남자친구에게 버스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했더니, “아무도 건들지 않았겠네”라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이상했다.
그리고 저녁밥을 먹으며 음원 사이트에 <파도>를 검색하고 가사와 함께 곡을 음미했다.
요즘 음악에서는 보기 힘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스토리텔링.
말이 안 되는 말들을 범벅해 놓은 요즘 가사보다 자연스럽고 순수하게 느껴졌고, 마치 한 편의 글을 읽는 것 같아 좋았다.
밥을 다 먹은 뒤 블루투스 스피커로 파도를 신나게 들으며 냅다 열창을 했다.
그 이후로도 몇 번 파도를 감상하며 흥얼거렸다.
우연한 기회로 옛 노래를 다시 감상하며 뇌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너무 재밌다.
폴킴이 리메이크한 <파도>도 물론 좋지만, 원곡인 유엔의 <파도>를 사람들이 꼭 들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