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 담양 삼지천마을
느림의 미학! 담양 삼지천마을
정신 없이 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의 도시인은 과연 얼마나 행복할까요. 요즘 TV에서 방영하는 자연인에 관한 다큐를 자주 보게 되는데, 세상과 등지고 살아가는 그들이지만, 그들의 눈에서는 진정 '나는 행복하다'라는 마음이 가슴 깊이 전해 오는 것 같습니다. 그들과 비할 바는 아니지만, 현대사회의 빠르고 정확하고, 획일화된 문명의 이기를 떠나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은 공해 없는 자연환경 속에서 전통과 문화를 지키며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슬로시티 담양 삼지천마을입니다.
삼지천마을은 삼지내마을이라고도 하며 백제시대에 형성되어 동편의 월봉산과 남쪽의 국수봉에 마치 봉황이 날개를 펼쳐 감싸 안은 형국으로 돌담길, 전통 가옥의 모습은 옛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특히 굽이굽이 돌아가는 아늑한 돌담길을 걷다 보면 시간마저 쉬어 가는 듯합니다.
삼지천마을 흙돌담길
삼지천 을은 마을 전체가 흙과 돌을 이용한 흙돌담으로 꾸며져 있으며 총 길이가 3600m에 다다른다고 합니다. 담장에는 화강석 위주의 둥글고 넓적한 돌을 사용하였고, 돌 사이에 진흙을 넣어 돌을 고정했습니다. 흙과 돌이 만나서 생긴 층리는 향촌마을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담장의 나이는 약 300살 정도며 원형의 모습을 여전히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삼지천마을의 담장은 역사적, 문화적, 생태적으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 보존·관리되고 있습니다.
한 겨울, 해는 방울나귀처럼 빨리 저물었습니다. 해가 거의 다 저물어갈 무렵에야 삼지천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마을 입구를 통과하는 순간 시간이 멈춰버린 양 내 안의 그 모든 것이 편안해짐을 느꼈습니다. 마을 규모는 작지만 흙돌담의 길이가 3.6km에 이른다고 하니, 맑은 공기를 마시며 여유롭게 산책하면 건강에 매우 좋을 것 같습니다.
건물 하나하나마다 세월의 연륜과 모진 풍파가 고스란히 전해져왔습니다. 어떤 집은 옛 건물을 개량해 현대식 건물이 된 곳도 있지만 집집마다 처마에 걸린 메주를 보면 어린 시절 짙은 향수가 가슴까지 적시는 것 같습니다.
자연에 순응하며 공존하는 슬로시티
문명의 이기를 떠났다고 해서 필시 불편한 것은 아닙니다. 아지랑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따뜻한 봄 들녘에서 우직하게 쟁기질하는 황소처럼 빠르고 급하게 살아가는 것보다, 느리지만 천천히 사는 게 행복한 삶일 수 있습니다. 이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기다림이고, 더 나아가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