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나리아는 어디서 살아갈까?
주변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상을 많이 찾을 수 있어요. 풀숲을 기어 다니는 딱정벌레, 참나무 수액을 빨아먹는 장수풍뎅이, 회전하면서 땅으로 떨어지는 단풍나무 열매 등 독특하고 신기한 모습들이 우리의 시선을 잡아끌죠. 하지만 모 든 녀석들이 우리 눈에 쉽게 보이는 것은 아니에요. 녀석들 중에는 조금 더 깊이 들여다봐야만 발견할 수 있는 친구들도 있어요. 바로 일급수라고 부르는 아주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가에서만 살아가는 플라나리아처럼 말이에요.
플라나리아는 주로 돌 밑바닥에 숨어 있어서 돌을 들추고 자세히 확인해야만 찾을 수 있어요. 처음에는 돌에 달라붙어 있는 녀석이 생물처럼 안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가만히 기다려 보면 살아 있는 생명체답게 조금씩 꿈틀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자 연 속에는 살아가는 수많은 생물들 가운데 우리가 볼 수 있는 것 은 아주 조금뿐이에요.
플라나리아를 들여다보자
플라나리아는 생김새가 매우 독특해요. 위에서 보면 기다란 리본처럼 생겼지만 옆에서 보면 편평하고 납작한 형태를 띠고 있죠. 녀석은 가재나 물고기와 달리 일정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몸속에 뼈가 없기 때문에 온몸을 자유자재로 늘였다 줄였다 변형시킬 수 있거든요. 물속에서는 주로 몸을 넓게 펴고 있다가 물 밖으로 나오면 잔뜩 움츠려들기도 하지요.
플라나리아가 이렇게 독특한 몸을 가진 까닭은 무엇일까요? 물속에서 편평한 몸으로 살아가는 까닭은 돌 밑바닥에 달라붙을 수 있기 위해서일 거예요. 덕분에 흐르는 물에 의해 이리저리 떠내려 다니지 않고 한곳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럼 반대로 물 밖에서 몸을 홀쭉하게 마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바로 햇빛이나 천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예요. 몸을 동그랗게 말면 피해를 받는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호기심을 하나씩 해결하면 우리가 이제껏 몰랐던 지식을 하나 씩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무언가를 알아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호기심을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아진다는 사실이에요. 누군가에게는 플라나리아가 꿈틀거리기나 하는 조그만 동물에 불과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거리는 다른 누군가에게는 우 리 인간들이 풀어야 하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위대한 생물로 보일 수도 있는 것이죠.
플라나리아는 죽지 않아!
세상에 영원한 생명을 가진 생물이 있을까요? 아침이 있으면 저녁이 있고, 봄이 있으면 겨울이 있고, 젊음이 있으면 늙음이 있고, 탄생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죠. 생물이 든 생물이 아니든 자연계에 있는 모든 것은 태어났으면 언젠가는 사라지기 마련이에요.
천년만년을 살 것 같은 사람도 마찬가지에요. 다만 죽음이 아 주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당장은 나와 상관없겠거니 하 고 잊고 살아가는 거죠. 영원히 죽지 않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 이것을 어른들처럼 얘기하자면 ‘불로불사’라고 해요. 불로불사는 많은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품어온 꿈이에요.
그런데 동화 속 이야기처럼 영원히 사는 생물이 있어요. 바로 플라나리아에요. 녀석이 간직한 비밀을 풀면 우리 인간들도 더 이상 아프거나 병들지 않고 오래오래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요.
플라나리아를 영원한 삶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여기는 까닭은 녀석들이 몸체가 잘려도 다시 원래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에요. 녀석은 가로든 세로든 어느 부위 가 손상되든지 간에 원래의 몸으로 완벽하게 돌아가요. 만약 상처를 내는 정도가 아니라 반으로 뚝 자른다면 어떻게 될까요? 끔찍한 상상이지만 누군가 실제로 실험을 해봤어요. 그리고 놀랍게도 녀석들은 반 토막이 난 각각의 몸을 원래대로 회복시켰다고 해요. 한 마리가 두 마리가 된 거죠! 영국 과학자들은 이런 방법으로 플라나리아 한 마리를 2만 마리까지 늘리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더욱 놀라운 사실은 어떤 부위를 자르든지 간에 잘라진 몸체에서 새로운 뇌가 만들어진다는 거예요. 새롭게 만들어진 뇌는 이전의 뇌와 똑같은 기억을 가지게 돼요. 마치 만화나 SF영화에서 나는 복제인간 이야기 같지요?
(플라나리아 2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