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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권일 Jun 09. 2022

무산쇠족제비

한반도에 사는 가장 작은 식육목 동물(사는 곳: 함경북도 무산군)

●북한에 사는 무산쇠족제비

논이나 강 주변을 걷다 보면 재빠르게 도로를 이동하는 동물을 볼 수 있어요. 바로 기다란 몸과 복슬복슬한 털을 가진 족제비이지요. 녀석은 수달처럼 생긴 귀여운 생김새를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에게 인기도 많아요. 하지만 생김새와는 달리 성격은 꽤 사나운 편이에요. 자신보다 몸집이 크고 힘이 더 센 동물도 사냥할 수 있지요. 그런데 북한에는 남한에서는 보기 힘든 희귀한 족제비가 살고 있어요. 무산쇠족제비로 불리는 녀석이 그 주인공이지요. 녀석은 족제비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점도 많아요. 무산쇠족제비는 남한에 사는 족제비와 어떻게 다른지 생김새와 특징을 함께 살펴보도록 해요.


[TIP1] 족제비와 무산쇠족제비

한반도에는 족제비 이외에도 고산족제비, 무산쇠족제비 2종이 더 살고 있어요. 녀석들은 생김새가 비슷하게 생겼지만 사는 곳은 서로 달라요. 족제비는 논이나 하천 등 습지 주변에서 살아가지만 무산쇠족제비는 주로 깊은 산에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또 고산족제비는 이름처럼 고산 지대에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지요.     


●몸집이 매우 작아요

무산쇠족제비는 족제비과에 속한 동물 중에서 몸집이 가장 작은 동물이에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에 사는 육식동물 중에서도 몸집이 가장 작은 녀석이지요. 실제로 무산쇠족제비는 몸길이가 16~18cm, 몸통의 굵기도 3cm에 불과해요. 다 자란 어른 무산쇠족제비도 어른 손바닥 크기가 채 되지 않지요. 녀석은 작은 몸집만큼 다리도 매우 짧은데, 재미있는 점은 발가락 사이에 털이 나 있다는 거예요. 털이 두꺼운 신을 신은 것처럼 발을 보호해주기 때문에 차가운 눈밭도 자유롭게 이동해 다닐 수 있지요. 녀석은 숲속을 재빠르게 이동해 다니면서 쥐나 청설모, 개구리 등의 작은 동물을 잡아먹고 살아가요. 특히 한해 동안 2,000마리가 넘는 쥐나 땃쥐 무리를 잡아먹는다고 해요. 쥐 사냥에 관해서는 녀석의 실력을 능가할 동물은 없을 것 같지요? 


[TIP2] 동물 이름에 들어가는 쇠?

동물 들 중에는 쇠백로, 쇠살모사, 쇠딱다구리 등 ‘쇠’가 들어간 경우가 있어요. 녀석들은 같은 무리의 다른 종들에 비해 몸집이 작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쇠백로는 백로 무리 새 중에서 가장 몸집이 작고, 쇠살모사는 살모사 무리의 뱀 중에서 가장 몸집이 작아요. ‘쇠’는 ‘작다’라는 뜻을 지닌 의미로 생물 이름 앞에 붙으면 몸집이 작은 동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답니다.     


세밀화 작업 과정



●계절마다 털색깔이 달라요

무산쇠족제비는 계절에 따라 털 색깔이 달라져요. 마치 사람들이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는 것처럼 말이예요. 여름에는 주로 갈색을 띠고 있다가 겨울이 되면 하얀 몸 색깔로 변하게 되지요. 주로 고산지대에 살아가다보니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는 주변환경과 비슷하게 털색깔을 바꾸는 거예요. 천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먹이활동을 하기에도 편리하도록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한 결과이지요. 녀석들은 주로 썩은 고목나무 밑이나 바위 굴 속에 살아가요. 발톱 끝이 날카롭게 생겼지만 직접 굴을 만들지는 못해요. 그래서 주로 쥐나 두더지와 같은 다른 동물들이 파놓은 구멍을 집으로 사용한답니다.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요?

무산쇠족제비는 1927년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처음 발견되었어요. 몸집이 작은데다가 행동이 민첩해서 오랫동안 사람들 눈에 잘 띠지 않고 베일에 가려져 있었지요. 무산군은 전체 면적의 90%이상이 산림으로 덮여 있어서 무산쇠족제비가 살아가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에요. 북한 사람들은 녀석들을 보고 마양흰족제비라고도 부르기도 해요. 무산군 내에 위치한 마양노동자구 지역에서 자주 관찰되기 때문이지요. 한편 무산쇠족제비는 남한에서도 적은 수가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자연 상태에서 만나기는 매우 어렵답니다.               

[TIP3] 함경북도 무산군

무산군은 두만강을 경계로 북쪽은 중국땅과 마주하고 있어요. 개마고원에 이어 두 번째로 넓은 고원인 백무고원에 자리잡고 있지요. 백두산에서 이어진 높은 산들이 많기 때문에 농업보다는 주로 벌목이나 광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우리나라는 무산쇠족제비를 보호하기 위해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하고 있어요. 북한 역시 천연기념물 378호로 지정하여 보호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요. 하지만 녀석들은 여전히 언제 멸종될지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어요. 숲을 개발하고 훼손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녀석들은 평균 수명이 1~3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요. 살아있는 짧은 기간 동안 부지런히 자신들의 종을 남겨두어야 하는 것이지요. 녀석들을 오래도록 만날 수 있으려면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남한과 북한이 힘을 합쳐 녀석들을 보호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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