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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권일 Jun 10. 2022

얼룩새코미꾸리

얼룩새코미꾸리(단양아쿠아리룸에서 촬영)

•분류: 조기강, 잉어목, 미꾸리과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야생생물 1급

•주요 특징: 몸길이 10~14cm가량으로 몸 색깔이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으며 입 주변에 3쌍의 수염이 나 있다.


미꾸라지가 아니에요

여러분은 미꾸리과에 속한 물고기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물고기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미꾸라지나 미꾸리 정도는 알고 있을 것 같은데요. 녀석들 외에도 미꾸리과에 속한 물고기에는 미호종개, 기름종개, 점줄종개, 남방종개, 좀수수치, 수수미꾸리, 얼룩새코미꾸리 등 총 15종의 물고기가 더 있어요. 그중 온몸에 얼룩덜룩한 무늬가 인상적인 물고기의 이름은 얼룩새코미꾸리에요.


이름이 아주 생소하게 느껴지겠지만 생김새를 보면 이름에 담긴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머리에 그려진 하얀색 줄무늬가 보이나요? 사람들은 이 무늬가 마치 새 부리를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또 온몸에는 젖소처럼 얼룩덜룩한 무늬가 나 있고요. 그래서 사람들은 얼룩덜룩한 무늬와 새 부리를 가진 미꾸리라는 뜻에서 얼룩새코미꾸리라는 이름을 붙여 줬어요.

얼룩새코미꾸리가 서식하는 남강 수계의 한 하천

낙동강 수계의 하천에서만 살아요

얼룩새코미꾸리는 경상도 지역을 흐르는 남강이나 밀양강 등 낙동강 수계의 하천에서만 살아가는 물고기예요. 참고로 한강이나 임진강 수계의 하천에는 녀석들과 닮은 새코미꾸리가 살아가고 있지요. 새꼬미꾸리는 얼룩새코미꾸리와 생김새와 습성이 비슷해서 오랜 시간 동안 같은 종으로 여겨왔어요. 그러다 몸 색깔과 무늬의 모양 등이 서로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2000년에 들어서야 서로 다른 종임이 밝혀졌지요.


새코미꾸리

생김새가 서로 비슷한 것은 새코미꾸리와 조상이 같기 때문이에요. 수백만 년 전 빙하기 시기에는 서해가 육지였어요. 그곳에는 중국에서부터 이어진 긴 물길이 한강과 낙동강까지 연결되어 있었어요. 이때 녀석들의 조상들은 한강과 낙동강을 자유롭게 오가며 살아갔지요. 하지만 점점 기후가 따뜻해지고 바다가 생기면서 물길이 끊어져 버렸어요. 결국 서로 다시 만나지 못한 채 오랜 시간 동안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화를 해온 것이지요.


돌 틈에 숨은 얼룩새코미꾸리

깨끗한 강에 살아요

얼룩새코미꾸리 주로 자갈이나 모래가 많은 강바닥에서 살아가요. 입 주위에는 나 있는 3쌍의 수염과 몸에 달린 지느러미를 이용해 자갈이나 모래를 뒤 짚고 파고 들어갈 수 있지요. 몸 색깔이 얼룩덜룩해서 이렇게 몸을 자갈과 모래 속에 파묻고 가만히 있으면 자갈인지 모래인지 분간이 잘 안 돼요. 그러면 녀석들을 잡아먹으려는 천적들의 눈을 피할 수 있어요. 하지만 천적의 눈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들이 만든 오염은 피할 수가 없어요.


사람들은 강 주변에 공장을 세우고 더러운 폐수를 마구 배출했어요. 또 강 상류에 댐을 세우고, 중류에는 보를 세우면서 수백만 년 동안 흘러오던 강의 본성을 바꿔버렸어요. 그 결과 강물의 유속이 점점 느려지고 바닥에는 진흙과 오염물질이 쌓여 갔지요. 얼룩새코미꾸리는 오염된 강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대부분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어요. 물고기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깨끗한 물과 충분한 먹이가 필요하지만 지금은 숨 쉴 수 있는 산소도 부족하고 배부르게 먹을 먹이도 부족한 실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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