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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권일 Jul 09. 2015

유리딱새 이야기

청초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새

▲유리딱새 수컷의 모습, 수컷은 머리와 등, 꼬리가 짙은 청색, 옆귀는 황갈색을, 배는 흰색을 띤다.

유리딱새는 귀엽고 예쁜 생김새를 지닌 작은 새입니다. 예쁜 생김새만큼 좀처럼 만나기가 쉽지 않지요. 동물의 세계에서 암컷보다 수컷이 화려하고 잘 생긴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유리 딱새도 그러한 경우게 속합니다. 암컷에 비해 수컷은 푸른 빛이 도는 망또를 몸에 걸치고 이쓴 듯한 모습인데, 그 모습이 상당히 화려하고 인상적입니다. 유리딱새의 고향은 시베리아, 몽골, 아무르 지역인데 추운 겨울을 피해 잠시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생비니다.  

유리딱새는 다른 소형의 새들과 비교하면 무척 점잖은 새입니다. 촐싹대지도 방정맞지도 않게 여유롭게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위장을 한 채 가만히 앉아 있으니 렌즈 바로 앞까지 날아 옵니다. 작은 새라서 그런지, 제 발보다도 두꺼운 나뭇가지를 꼭 붙잡고 있는 모습이 무언가 짠하게 느껴집니다.

▲유리딱새 암컷의 모습, 수컷에 비해 다소 수수한 모습이다.

유리딱새와 딱새 암컷은 생김새가 매우 비슷합니다.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자세히 관찰해 보면 다른 점을 찾을 수 있는데, 날개깃에 하얀 무늬가 있으면 딱새, 없으면 유리딱새입니다. 날개깃의 하얀 점은 둘을 구분하는 포인트인 셈입니다. 유리딱새는 무리를 지어서 살아가는 경우가 드문 편입니다. 대개 단독 또는 암수가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홀로 있는 모습이 고독을 즐기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14cm에 불과한 작은 새지만 녀석이 이동하는 거리는 수천 킬로 미터에 이릅니다. 가냘픈 체구로 그 먼거리를 어떻게 날아오는지...다시 또 그 먼거리를 날아 고향까지 갈 것을 생각하면 새삼 자연의 경이로움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2015년 2월 23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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