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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권일 Jul 21. 2015

나는 우아한 큰고니다

멸종위기 큰고니의 생태 이야기

▲큰고니의 우아한 비행 모습

ㆍ큰고니의 자맥질

큰고니는 긴 목을 이용해 머리를 바닷물 아래로 입수하여 자맥질을 합니다.  자맥질이란 머리를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행동을 말하는데, 해녀들이 해산물을 캐기 위해 바닷물에 입수한 후 다시 나오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큰고니는 주로 물속에 있는 수생식물을  뜯어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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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말하는 '백조'라는 새는 '큰고니'를 말한다.

시베리아에서 번식을 끝내고 늦가을, 우리나라를 찾은 큰고니들은 다시 그들의 고향(시베리아)으로 돌아가기 전 짝을 찾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꾹꾹 소리를 내며 상대를 부르고, 유혹하는 큰고니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짝을 이루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경쟁에서 살아남은 큰고니들만 짝을 만나 가족을 이룰 수 있습니다. 큰고니들은 썰물이 빠져나가면 갯벌에서 외발로 서서 잠을 잡니다. 머리는 양 날개개지에 파묻혀서 눈만 빼꼼히 떴다 감았다를 반복합니다. 먹이 활동 이외에는 거의 외발로 서서 잠을 잡니다. 큰고니의 위와 같은 행동들은 겨울철 열 손실을 막기 위한 하나의 생존전략입니다.   

▲큰고니는 가족 간의 강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대부분 가족 단위를 기본으로 무리를 짓는다.

큰고니는 보통 일부일처제로 가족을 이루어 평생을 살아가는 새입니다. 큰고니는 몸이 무거워서 하루 종일 다리로 지탱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두분의 시간을 물에서 수영하거나 물속에서 먹이를 찾으며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하지만 큰고니는 하루 대부분을 한 발로 지탱하며 머리를 날갯죽지에 파묻고 시간을 보낸다. 


큰고니는 밀물이 들어올 때 쯤이면 짝을 지어 바닷물이 들어 오는 곳으로 이동해서 먹이 활동을 합니다. 먼저 이동한 큰고니는 갯벌에서 잠을 자는 큰고니를 깨우고 빨리 이곳으로 오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냅니다. 큰고니는 바로 날아가지 않고 계속해서 꾸욱~ 꾹 소리를 내며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입니다. 그러다 한동안 계속해서 소리를  주고받다 마침 큰고니는 비상하게 됩니다. 비행을 위해 긴 활주로를 뛰어 가다 하늘 위로 비상하는 큰고니의 모습은 정말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먹이활동을 위한 자맥질을 하고 나면 하얀 깃은 온통 진흙 투성이가 되고 만다.
▲큰고니는 머리를 양 날개죽지에 파묻힌 채 눈만 빼꼼히 떳다 감았다를 반복한다. 먹이 활동 이외에는 거의 외발로 서서 잠을 잔다
▲큰고니는 유선형의 몸매에다 잘 발달된 물갈퀴가 있어 헤엄을 아주 잘친다.

큰고니 서식지 주변에는 둑방길이 조성되어 있어서 그 위를 산책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장소지만 고즈넉하고 청정한 지역이라서 가볍게 트래킹 하기에 안성맞춤인 장소입니다. 하지만 산책하는 사람들 중에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잠자고 있는 큰고니떼를 놀래켜서 깨우고, 멀리 날아가게 하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마 그 것은 그들의 행동이 이 곳에 월동하고 있는 조류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장난 삼아서, 또는 심심해서, 큰고니가 날아가는 것을 보기 위해서 등등 많은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큰고니를 비롯한 월동 조류들에게 큰 위협요인이 됩니다. 최재천교수(국립생태원)는 '아는 만큼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자연의 생태와 신비로움에 대해 알고 이해한다면 그들을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길거라 생각합니다.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은 핏줄 같은 강물과, 대지의 숨결, 바람과 태양의 따뜻한 손길로 빚은 한몸, 한 생명입니다. 그렇기에 큰고니 한 마리는 바로 우리가 걸어온 과거의 행적에 대한 증표이자 현재의 우리 모습을 반영하고, 미래를 내다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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