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중에는 옴개구리라는 녀석이 있다. 두꺼비처럼 피부에 강한 독이 있다. 산개구리 종류로 잘못 알고 먹을 경우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물론 한국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등을 잡는 것은 불법이다. 그런데 어치에게는 옴개구리도 맛있는 먹잇감에 불과한 모양이다.
전남, 나주의 다도면에 위치한 나주호를 지나 어느 마을로 들어서니 깊은 숲과 마주한다. 계곡을 거슬러 오르니 예기치 못한 생존의 현장을 목격했다. 어치 한 녀석이 옴개구리를 사냥한 것이다. 옴개구리는 피부에 독성이 있지만,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발톱으로 옴개구리를 움켜쥔 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어치의 위장에는 옴개구리의 독성을 해독할 수 있는 성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독이 있는 부위를 교묘하게 피하거나, 독성분을 제거한 뒤 옴개구리를 섭취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치는 한국에 서식하는 새들 중에서는 지능이 아주 높은 새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옴개구리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독이라는 방패를 가졌지만, 어치는 그 방패의 틈새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창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단순히 포식자와 먹이 간의 다툼이 아니라, 숲의 생태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숲은 이러한 상호작용으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건강한 긴장감을 유지하게 된다.
이 치열한 생존의 드라마는 자연이 만드는 가장 정교한 평형 장치이다. 독을 가진 자는 더 강한 독을 가진 생물로 진화하고, 그것을 사냥하는 포식자는 더 뛰어난 지능으로 맞선다. 결국, 우리가 마주하는 숲의 평화는 결코 고요하고 평화로운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겉으로만 보이는 모습일 뿐, 그 내막은 끊임없이 창과 방패가 맞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삶의 역동성 그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