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막돌이 같나요?
녀석의 이름은 '막돌이'다. 결국 녀석에게 이름을 주고 말았다.
"난 이곳이 좋아. 너희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여긴 내 집이야." 하며 머리부터 들이미는 녀석의 성격이 나를 웃게 한 것이다. 하지만 막돌이에 대한 다른 냥이들의 불편한 심정은 여전하다.
막돌이 전에는 산에 혼자 사는 노랑이가 자주 찾아왔었지만 막돌이처럼 앞면 무시하고 들이밀지는 않았었다. 건강해 보이지 않았던 노랑이가 어딘가에서 조용히 죽었는지 발길을 멎자 곧바로 막돌이가 작년 10월경에 나타난 것이다.
그중 막돌이에게 조금 친절한 냥이는 산이다. 다른 냥이들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산이는 막돌이가 가깝게 접근하는 것을 허락한다. 그러면 중성 수술을 받지 않아 아직도 'ball'을 달고 있는 막돌이는 조용조용 몸을 움직여 산이의 엉덩이 냄새를 맡기 시작한다. 산이는 "응에에에에" 하며 '하지 마' 하고 부드럽게 말한다. 다음엔 "응에에" 하고 조금은 짜증이 섞이고 다음엔 "응에" 하며 화를 낸다. 그러면 내가 나 설 차례다. "막돌아" 부드럽게 이름을 불러주며 녀석의 행동을 주시한다. 다음엔 "막돌" 조금은 강하게, 그다음엔 "막돌! 하지 마"라고 고함을 지른다. 그러면 막돌이는 밖으로 튕겨나간다. 역시 소리를 지르면 부정적인 기가 머리로 오른다.
가장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 냥이는 우리 집 장남 씨엘로이다. 씨엘로는 막돌이와 피 터지는 싸움을 서너 차례 한 후 중상을 입고 다리를 절룩거리기도 하더니 이젠 막돌이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막돌이의 흔적이 감지되면 어딘가에 숨어서 나오질 않는다. 그러면서 똥오줌을 참다 참다 집안 어딘가에 놓고 만다. 그러면 나는 냄새따라 똥오줌 찾아내고 식초와 베이킹소다를 이용해 청소하기 바쁘다. 이건 씨엘로보다 내게 아주 심각한 문제다. 막돌이가 중성 수술을 받고 나면 아마 이 모든 이야기는 많이 달라지겠지만 현재 상황으로 비용 감당에 무리가 있으니 우리 모두는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적당한 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막돌이는 오늘 처음으로 머리를 조아리며 내가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허락하였다. 그리고 내 다리에 녀석의 몸을 비벼댔다. 4개월 이상 먹여주고 처음 만져본 녀석의 털은 짧았고 푸석하고 뻣뻣했다. 그리고 녀석의 큰 머리를 받치고 있는 목은 내 두 손으로 감쌀 만큼 두꺼웠다. 비싼 녀석!~~~ 하하하. 시간은 역시 많은 것을 치유하는 약이다. 그래서 곧 다른 냥이들 또한 막돌이를 받아들이고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커다란 날개를 갖은 새 한 마리와 작은 날개를 갖은 새 두 마리가 내 집 지붕이 닿을 듯 낮게 마당을 가로질러 날아간다. 작은 새들은 큰 새의 날개 바짝 붙어 "짹짹" 거리며 날고 있다. 큰 새는 귀찭다는 듯, 재밌다는 듯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날고 작은 새들은 열심히 날갯짓을 하며 큰 새를 쫒아난다. 큰 새와 작은 새들이 친구 일리는 없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