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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a Apr 04. 2018

마야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와요.

5월 중순에 나올 거래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

글을 쓴다고 발전기를 돌려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있는지 두어 시간이다. 필요에 의해서 발전기를 돌리고 있지만 석유를 태우며 전력을 만들어 내는 소리가 새소리가 될 수는 없다. 소음의 무게가 느껴진다. 잠시 걸어야겠다. 발전기를 끄고 비를 몰고 들이닥치는 먹구름 속으로 걸어 나갔다. 곧 비가 쏟아질 모양이다. 먹구름 속이든 찬란한 햇살 속이든 그저 천천히 걸으며 신선한 공기를 들이 내 쉬는 것은 좋다. 걷는 것은 내 몸과 마음을 땅과 연결시킬 수 있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좋은 방법이다. 걷는 동안 몸은 삶이 덜 복잡했을 때 그 단순한 시간을 기억하며 속도를 늦춘다. 세포들은 자연스럽게 걷는 흐름에 맞춰지며 주변 세포들을 돌아본다. 세포들은 꿈틀거리며 기지개를 켜며 평온한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발산한다. 아, 좋다. 

톡톡 떨어지는 빗방울과 함께 집으로 돌아와 보니 막돌이를 향한 카이의 앙칼진 소리가 집안 가득하다. 길에서 사는 개나 고양이는 사람들이 돌멩이나 나뭇가지를 집기 위해 허리를 구부리는 순간 사람이 뭘 하는지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 줄행랑을 친다. 하지만 우리 집에 덧붙어 눌러사는 막돌이는 그 생존의 법칙을 모르는 듯하다. "막돌, 카이 귀챦게 하지 마!" 하며 작은 나뭇가지를 집어던지는데도 "뭐야, 먹을 거야?" 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되려 나뭇가지 냄새를 맡는다. "아이고, 저 능구렁이!". 


본능은 경험에 의해서 생긴다. 막돌이 녀석은 아직 사람들이 던지는 돌멩이에 맞아 본 적이 없고 휘둘러 대는 막대기에 맞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깐 녀석은 막대기와 사람의 발길질을 피하기 위한 자기방어 무술 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다, 그래서 녀석은 나를 웃게 한다. 녀석에게는 그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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