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는 자리 #3

둥지

by Maya


한 달 만에 흙집의 벽과 지붕 그리고 문과 창문이 완성되었다. 방바닥은 아직 흙바닥이고 화장실도 변기도 없다. 부엌도 없고 가스레인지도 없다. 하지만 타운에서 살던 집을 비우고 완성되지 않는 내 집으로 고양이 두 마리와 지난 5월 2일 날 이사를 들어왔다. 어수선한 주변 환경에 고양이들이 안정을 취하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나는 벽돌 몇 장을 올려 만든 아궁이에 나뭇가지를 태워 커피물을 끓이고 밥을 해 먹고 바가지로 찬물을 끼얹는 식으로 샤워를 하고 볼일은 숲 속에 들어가 본다. 전기가 없으니 해가 지기 전 저녁을 먹고 해가 지면 잠을 잔다. 과연 나는 이 낯선 생활을 자신했던 만큼 해 낼 수 있을까.


어젯밤의 일이 꿈만 같다. 천둥과 번개가 동반된 폭풍이 산 위에 몰아쳤다. 방안에 여러 개의 물받이를 놓아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야 했고, 칠흑 같은 밤 이마에 해드램프를 달고 빗자루질을 하며 방 안으로 들이치는 비를 쓸어 내야 했고, 물이 집 쪽으로 들어오지 않게 집 주변으로 물고랑을 만들기 위해 삽질을 해야 했다. 몇 시간을 그렇게 폭풍과 춤을 추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성난 바람이 누그러지고 빗줄기 또한 조금 다소곳 해 졌을 때는 이미 아침 5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방으로 들어와 젖은 옷을 벗고 나니 정신이 좀 들고 정신을 차리고 나니 추위가 느껴졌다. 오돌거리는 몸에 겹겹으로 옷을 껴 입고 침대 끝에 멍하니 앉아 해가 오르기를 기다리며 어슴푸레한 방안을 돌아보며 한숨만 쉬었다. 아웃도어 화장실과 주방을 즐기겠다는 나의 생각은 얼마나 당치도 않는 환상이었던가.

고양이들이 없는 내 공간.

아, 이제 정말 혼자이다.

같이 살자 다짐했던 고양이 뿌요와 진저가 하루 사이로 집을 나가고 돌아오지 않은지 한 달이 되어간다. 정돈되지 않는 주변 환경이 싫었을까. 그들이 없는 하루하루가 힘겹고 외롭다. 그들은 정말 돌아오질 않을 모양이다. “뿌요야, 진저야, 어디에 있든 건강하게 살아라.”




지난 삼 개월 방 한쪽에 쌓아 두었던 박스들을 열고 물건들을 꺼내어 제자리를 찾아 정리를 하였다.

그렇다, 그동안 화장실은 변기와 욕조를 갖춘 정식 화장실이 되었고 주방에는 벽이 올라갔고 프로판 가스를 사용하는 게스 레인지 그리고 어설프지만 싱크대도 갖춘 주방이 되었다. 또한 나의 '홀로서기'에도 경험이 늘었고 산 생활에도 조금은 여유가 붙었다.


나의 집은 작고 아주 단순하지만 주변 경치만은 어느 곳도 부럽지 않을 곳에 있다. 방의 크기는 4 mx7 m, 욕실의 크기는 1.5m x 5m, 그리고 옷장 1.5m x 2m이다. 이 공간은 내가 지금껏 한 번도 가져 보지 못했던 큰 공간이다. 물건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이유지만 이 빡빡하지 않은 공간이 좋아 큰 숨을 들이쉬었다.

“아, 이집은 나의 집이구나.”

안도감인지 뭔지 모를 가슴 벅참이 오히려 아픔으로 뻑뻑하게 가슴속으로 차고 들어왔다. “그래, 난 어찌 됐던 끝내 왔어야 할 곳에 와서 작은 집을 지은 거야.” “이 집은 내 영혼을 위한 집과 같은 곳이야.”


이런 생각에 미치자 나는 복받치는 감정에 쏟아지는 눈물을 주채 할 수가 없었다. 그래 그렇게 그냥 울었다. 울어야 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A였다.

그와의 교류를 끊겠다고 작정했지만 결국 나는 그의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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