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잠시 소강상태

그리고 나는 아침 빛과 함께 과일나무에 물을 준다.

by Maya

나는 산에서 과일나무를 키우며 텃밭을 가꾸며 산다.

그런데 이 산에는 아주 커다란 메뚜기도 산다.

녀석의 몸에는 호랑이처럼 얼룩덜룩 줄무늬가 그려져 있다.

그런데 그 큰 녀석들은 내 과일나무 밭에 있는 단 한 그루의 아주 아주 단 오렌지 나무 잎을 좋아한다.

과일나무에 물을 주며 나무들을 살펴보니 레몬나무잎은 멀쩡한데 오렌지 나뭇잎은 녀석들이 갉아먹어 반쪽이들이 되어있다. 녀석들도 달콤함을 좋아하나 보다. 그 달달함으로 녀석들은 요즘 짝짓기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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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림자라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그림자가 있다. 하늘에 해가 있는 한 그림자를 없앨 방도가 없다.

좋은 사진은 빛과 그림자가 적당한 발란스를 이루어야 감동이 있다.

우리의 삶도 그런 듯한데.... 내 그림자를 보는 데는 무심하고 남의 그림자에 날카로워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서 있는 나무에게 그림자의 의미는 무엇이고 인간인 우리에게 그림자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무가 그림자에 신경을 쓰지 않듯 우리도 그림자를 그저 그림자로 보고 신경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

나도, 목사님도, 스님도, 우리 모두는 그림자를 안고 산다.

그림자가 진하고 옅고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다 안고 산다.

내 그림자와 내가 너무 심한 대조를 보이지 않기를 바라며 내 그림자를 들여다보며 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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