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그런 건가 봐.
어제는 친구라고도 할 수 있고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남자, K가 그의 10살 먹은 딸과 같이 오토바이를 타고 산에 올라왔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산은 차를 타고 오르든, 오토바이를 타고, 아님 걸어서 오르든 산을 오르는 일은 숨이 차는 일이다.
처음 내 집을 찾는 손님을 맞기 위해 집을 나서고 산 모퉁이를 돌아 그를 맞았을 때 그와 그의 딸은 숨을 헉헉거리고 있었다. 덥기도 했겠지만 무엇보다 계속적으로 오르막길을 얼마나 더 가야 끝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오르는 것은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오토바이를 타고 오르는 사람들은 연료가 기름탱크로 전달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아마도 더했을 것이다.
K는 지난 6년 동안 빌카밤바에서 사는 폴리쉬 혈통 미국인 여권을 갖고 다니는 사람이다. 그동안 나와의 인연은 그리 깊었다고 말할 수 없지만 적당한 친분을 유지하는 사람이다. 어제 그가 산에 온 이유는 그가 그냥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해서다. 나는 그의 지난 5년 동안 그가 겪은 이야기를 듣고 그와 같이 요가를 했다.
그는 어린 나이부터 잘 나가는 온라인 밀리언에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온라인상에 떠도는 돈을 긁어모았다고 한다. 그런데 어제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제 그것도 옛날 얘기가 되어버린 듯하다. 그는 약 4년 전 그가 흥청망청 뿌렸던 많은 돈을 생각하며 "난 참 한심하게 돈을 썼어. 지금 그 돈이 있으면..." 하며 씁쓸해했다.
그랬다. 4년 전 빌카밤바에 'Water Woman' 이란 히피 페스티벌이 있었다. 며칠을 위해 사람들은 참으로 많은 돈을 그것에 쏟아부었다. 특히 K는 그 페스티벌의 물주였던 거 같다. 내가 그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미친 연놈들, 그 돈을 나한테 줘봐라. 그 보다 훨씬 의미 있는 일에 쓸 것이다" 하며 난 그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쏟아부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그가 삼십 대 중반이니 그때는 더 어렸고 그 어린 혈기와 그때 빌카밤바에 만연했던 대마초의 부추김을 받아서 아마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지난 5년간 딸을 같이 갖은 거의 20살 연상의 여인과 이혼하고 같은 또래의 여인과 사랑에 빠져 다시 결혼을 하고 그리고 다시 이혼을 하였다. 요즘은 결혼과 상관없이 섹스가 맞는 여인과 섹스를 통해 자신을 힐링한다는 그의 말에 조금은 '헉' 했지만 이해할 수 있는 얘기다. 젊은 남자가 파트너 여성들의 정신적 육체적 상황으로 성욕을 누르며 살았다니 그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인생사 정말 특별히 기가 막힐 일도 없다. 이야기를 듣다 듣다 "그래, 다 이해해. 인생이란 그 누구에게도 쉽지만은 않은 거 같아. 근데 언제까지 자신이 희생자라는 마음으로 살 건데?" 하고 물었더니 그는 한동안 말없이 내 얼굴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