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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기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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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신 Sep 15. 2020

할머니 집에서

그런데 왜 다들 할아버지 집이라고는 부르지 않는 걸까, 20200112




졸졸졸 졸졸졸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는

졸졸졸 졸졸졸

조 작은 몸은 네 뼘이나 될까, 토실한 아가의 뒤를

온 가족 모두가 졸졸졸



꺄르르 꺄르르

저를 바라보는 모든 이에게 얼굴 가득

꺄르르 꺄르르

모락모락 하얀 딤섬 같은 얼굴이 활짝 웃으면

온 가족 모두가 꺄르르



조르륵 조르륵

자둣빛 입술 사이로 투명한 침이

조르륵 조르륵

할머니, 할아버지 어깨 적시고

옹알옹알 얘기하다 헤-웃더니 또다시 조르륵



오물락 조물락

주먹을 쥐면 리치같이 작고 뽀얀 손을

오물락 조물락

할머니 왼손, 할아버지 오른손

아이참, 예쁘다 오물 조물



챱챱챱 챱챱챱

세상에서 제일 맛난 건 찰떡이 주먹 고기

챱챱챱 챱챱챱

밥 먹고도 놀다가도 자기 전도 자다 깨도

주먹고기 주먹고기 챱챱챱



옹알옹알 옹알옹알

할머니 따라 노래 부르고 할아버지 눈 맞추고

옹알옹알 옹알옹알

한껏 진지하게 한껏 즐겁게

오늘을 얘기하려 옹알옹알



코코코 코코코

아빠는 아가에게 ‘자는 모습이 제일 예뻐’

코코코 코코코

자장자장, 우리 아가 잘도 잔다 노래 부르며

깨지 마라 깨지 마라

모두가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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