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0, 엄마의 고백
푸른빛이 어둠 사이로 새어드는 첫새벽,
아침을 사랑하는 너의 열에 들뜬 빛나는 웃음을 바라보다 생각한다.
네 웃음을 내 힘이 닿는 데까지 지켜줄 수 있기를.
반짝이는 선한 눈동자를, 그 웃음을 무엇도 네게서 앗아가지 못하도록.
짙은 햇살이 창으로 나지막이 퍼지는 늦은 오후,
달뜬 얼굴로 우는 너의 땀으로 촉촉한 이마를 쓸어 넘기며 생각한다.
그 언제든 네 마음이 지치고 다친 날이면 이렇게 꼭 안아주고 싶다.
괜찮아, 괜찮아하며 네 둥글고 반듯한 이마를 쓸어주고 싶다.
까맣고 까만 밤, 네가 스르륵 잠든 한밤,
손바닥만 한 연분홍빛 엉덩이 천의 바지를 개다가도 생각한다.
이 작은 바지를 입던 하루를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다. 네 옆에 나란히 누워 아무 이유 없이 네 웃음을 따르는 우릴 떠올리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건강하다면, 그걸로 좋다.
신이 모든 아기에게 손을 뻗지 못해 엄마를 만들었다 한다.
아기에겐 필요한 손길이 너무 많은 탓에 그 일을 맡아줄 엄마와 아빠를 빚었다고 한다.
신의 능력을 갖지 못했으나 신의 사랑을 품고 아기를 대하라, 첫 부모에게 이르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면 이 무한한 사랑과 헌신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멀지 않은 언젠가 아가는 우리의 곁을 떠나 온전한 제 삶을 제 힘으로 살아나갈 것이다.
그때의 네 마음과 몸이 건강하도록 지켜내는 게 나와 그의 업이겠지.
단단한 네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가지를 치고 물을 주는 게 우리 삶이겠지.
다가오지 않은 아득한 그날에 벌써 휘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하렴.
무수한 낮과 밤, 널 품고 토닥이던 손길과 다정한 목소리들을. 온 힘을 다해 널 아끼고 너의 긁힌 상처 하나에도 울상이 되던 우리를. 네가 태어난 이후 우리의 모든 오감은 오로지 널 향했음을.
부디 꼭 기억하렴,
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아가,
내 사랑하는 아가.
언제까지고 나의 아가일 아윤아.
내 딸로 태어나줘서
'우리'라는 단어에 들어와 줘서 고맙다.
우리 사랑하는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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