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아기와 나

바닥 청소만 세 번째

20200716, 눈이 새거라 그런가 얼마나 좋은지

by 윤신


네모의 하얀 타일 위로 가늘고 긴 다리의 작은 거미가 지난다.
공기보다 조금 무거울까 싶은 다리로 동양화처럼 한 걸음 공백에 내려앉는다.


아가가 이 거미를 봤다면

꼬막손을 쥐었다 폈다 잡으려 애썼을까.
살구빛 입술 속으로 쏙 넣으려 했을까.
응, 아마도.

바닥에 떨어진 고양이 털 한 가닥도 찾아내 손끝에서 입으로 넣는 아이니까.

설마가 역시로 변하는 건 순식간이지.

설레설레, 도리질을 한다.


무릎을 탁 털고 일어나
타일처럼 흰 종이 위에 거미를 올려 밖으로 내보낸다.


거미야, 작고 흰 거미야.
가늘고 곧게 뻗은 그 다리로 저 멀리 가 살아남으렴.
난 그럼 하던 바닥 청소를 마저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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